▶마켓인사이트 4월 5일 오후 4시48분
올해 한국전력의 회사채(한전채) 발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과도하게 발행된 한전채가 일반 회사채로 가야 할 자금을 빨아들이며 나타난 ‘구축효과’가 올해도 채권시장에서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5일 한국예탁결제원과 삼성증권 등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까지 한전채는 총 8조5400억원어치 발행됐다. 이 중 차환 물량이 1조3700억원이고 나머지 7조4600억원은 신규 발행 물량이다. 원가보다 낮은 가격에 전기를 팔면서 적자가 쌓이자 부족해진 현금을 메우기 위해 한전채 발행을 크게 늘린 결과다. 최근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을 보류함에 따라 한전채 발행 규모가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전채 발행 잔액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날 기준 한전채 발행 잔액은 68조3600억원이다. 최근 1년 새 28조1700억원(70.1%) 급증했다.
공급이 늘면서 발행 금리도 높아졌다. 지난해 한때 연 6% 코앞까지 치솟은 한전채 발행 금리(2년 만기 기준)는 연초 유동성의 힘으로 연 3.5%로 하락했다. 하지만 글로벌 채권시장 불안 등이 겹치면서 지난 4일 다시 연 3.99% 수준으로 높아졌다.
업계에서는 AAA급 신용도의 한전채 발행이 급증하면 일반 회사채 시장 위축 또는 왜곡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시중 자금이 한전채로 몰려가면서 A급 이하 비우량 회사채가 대거 팔리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장현주/이슬기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