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성추문 입막음을 위해 회삿돈을 유용한 혐의로 재판정에 선다. 미국 전·현직 대통령이 기소돼 재판받는 것은 건국 이후 처음이다. 트럼프 지지자들이 재판이 열리는 뉴욕에 결집하면서 폭풍전야의 분위기가 감돌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출석을 하루 앞둔 3일 뉴욕에 도착했다. 자택인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출발한 그는 경호 차량 5대의 호위를 받으며 팜비치 국제공항으로 이동했다. ‘TRUMP’라는 문구가 새겨진 성조기 색깔의 전용기에 오른 그는 뉴욕 라과디아 국제공항에 내린 뒤 곧바로 맨해튼 트럼프타워로 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출발 직전 자신이 만든 SNS ‘트루스 소셜’에 “한때 위대했던 우리나라가 지옥이 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뉴욕엔 트럼프 지지자들이 모여들면서 긴장감이 고조됐다. 트럼프타워 앞에는 경찰이 설치한 바리케이드 뒤쪽으로 지지자들이 운집해 “트럼프 무죄”를 외쳤다. 뉴욕주 경찰은 ‘2021년 국회의사당 점거’와 같은 폭력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3만5000명의 인원을 배치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다.
이날 미네소타주를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뉴욕의 불안을 우려하느냐는 질문에 “나는 뉴욕 경찰을 믿는다”며 “사법 체계를 신뢰한다”고 말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