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프레미아 진짜 팔리나…SPA 맺었지만 성사 여부 불투명

입력 2023-04-04 15:18
수정 2023-04-05 09:49
이 기사는 04월 04일 15:1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에어프레미아 초기 투자자이자 JC파트너스 사모펀드(PEF) 출자자인 문보국 마일스톤벤처파트너스 대표가 회사 경영권을 넘겨받기로 했다. 6월 말까지 잔금을 납입해야 하지만 자금 조달에 대한 우려로 거래 완주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시각이 많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문 대표 측은 최근 에어프레미아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JC파트너스와 체결했다.

문 대표는 JC파트너스가 에어프레미아 인수를 위해 설립한 펀드의 후순위 출자자(LP)다. 에어프레미아 초기 투자자로 참여해 지분 2~3%도 갖고 있다. 일부는 패스트인베스트먼트(1.0%)를 통해 보유 중이다. 에어프레미아 기타비상무이사 직을 맡고 있기도 하다.

SPA를 맺은 지분은 JC파트너스가 세운 두 곳의 PEF(51.6%)을 포함한 56.7%다. 인수금액은 주당 800원으로 총 1332억원이다. 이에 기반한 에어프레미아 기업가치는 2350억원이다. JC파트너스가 에어프레미아를 인수할 당시 평가된 투자후 기업가치는 약 850억원 수준이었다. 인수 2년 만에 세 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이번 매각은 일부 원매자들이 에어프레미아 인수 의사를 밝히며 논의가 시작됐다. JC파트너스는 원매자들과 개별 협상을 이어왔다. JC파트너스가 에어프레미아를 인수할 당시 공동 투자로 나선 박봉철 전 코차이나 회장에게 우선협상권이 부여됐으나 매각가에 대한 이견으로 거래가 성사되진 않았다. 박 전 회장은 주당 525원 수준에 인수를 희망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박 전 회장은 JC파트너스가 에어프레미아 인수를 위해 설립한 PEF의 앵커 출자자이자 에어프레미아 지분 13.4%를 별도로 보유한 주주다. JC파트너스와 체결한 주주간계약에 따라 이사 선임권과 인수 우선 협상권을 보유했다.

입찰에서 복수의 대기업들이 인수 의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문보국 마일스톤벤처파트너스 대표가 인수 후보 가운데 가장 높은 금액을 써내면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문 대표는 온라인 여행 플랫폼 스타트업 레저큐 창업자로, 2018년 회사를 야놀자에 매각하면서 확보한 150억원과 매각 과정에서 받은 야놀자 지분을 활용해 인수자금을 마련했다.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과 컨소시엄 구성도 검토하고 있다. 김정규 회장은 JC파트너스 펀드 LP이자 타이어뱅크와 함께 에어프레미아 지분 1~2%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매각이 성사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현재 계약금 중 일부가 예약금으로 납부됐다. 계약금 수준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반적인 수준보다 훨씬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6월 말까지 잔금을 치러야 하지만 거래를 안정적으로 완주할지는 불투명하다는 우려가 있다.

이종철 JC파트너스 대표는 작년 코스닥시장 M&A를 통해 에어프레미아 경영권을 문보국 대표 측에 넘기려 시도했다가 무산되기도 했다. 작년 4월엔 개인회사인 브락사를 통해 한빛자산관리대부 계열 ES큐브의 경영권 인수 계약을 맺었다. ES큐브 경영권을 인수한 뒤 CB를 발행해 에어프레미아 경영권 지분을 넘기려는 구조를 짰지만 자금 마련에 실패해 계약이 취소됐었다. 당시 특이한 점은 ES큐브 경영권 인수 계약을 취소하는 과정에서 계약금 몰취를 당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2017년 설립된 에어프레미아는 그간 네 번의 경영권 변동을 거쳤다.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부사장 출신 이응진 이사와 항공업계 전문가 김종철 대표 주축으로 설립된 이후 2018년 장덕수 DS자산운용 회장, 홍성범 휴젤 창업자, 패스트인베스트먼트와 공동 경영체제를 확립했다. 2021년 3월엔 JC파트너스가 약 650억원을 투자해 에어프레미아 경영권을 인수했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