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4월 3일 오후 4시6분
DB그룹의 지주사인 DB 주가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행동주의 펀드 KCGI가 DB하이텍 지분을 매집하면서 DB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가족 간의 분쟁이 가열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DB는 3일 15.73% 급등한 19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KCGI가 DB하이텍 2대 주주(7.05%)로 올라섰다고 발표한 지난달 30일부터 3거래일 연속 급등세다. 이 기간 DB 주가 상승률은 39.48%로 DB하이텍(20.06%)을 웃돌았다. KCGI의 등장으로 DB그룹 경영권 분쟁 기대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DB그룹 경영권을 놓고 김남호 회장과 그의 부친인 김준기 창업회장 사이에 분쟁 조짐을 감지해왔다. 김 회장 누나인 김주원 부회장은 부친과 연합 전선을 꾸리고 있다는 관측이다. 김 창업회장의 성추문 사건 이후 김 회장이 경영권을 승계했지만 작년부터 이상 기류가 감지됐다. 김 창업회장이 DB 지분을 11.61%에서 15.91%로 늘렸다. 김 부회장 지분(9.87%)을 합치면 부녀 지분(25.78%)이 김 회장(16.83%)을 웃돈다. DB하이텍 지배구조도 취약하다. 최대주주인 DB 지분이 12.42%에 불과하다. 김 회장 지분은 없는 반면 김 창업회장(3.61%)과 김 부회장(0.39%)은 개인 지분을 쥐고 있다.
이런 상황에 KCGI가 DB하이텍 2대 주주에 오르면서 분쟁에 변수가 생겼다. 과거 한진칼 사례처럼 가족 분쟁을 활용할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DB그룹 가족 분쟁이 복잡하게 흐를수록 KCGI는 ‘꽃놀이패’를 쥐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