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상장지수펀드(ETF) 들이 최근 단기간에 급등·급락을 반복하며 높은 변동성을 보여주고 있다. 가격 상승 요인과 하락 요인이 여전히 얽혀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오후 원유 선물 시장을 추종하는 'TIGER 원유선물Enhanced(H)'는 전날에 비해 7.22% 오른 4380원에 거래되고 있다. KODEX WTI원유선물(H)'도 7.35% 올랐다. 원자재 추종 ETF가 하루만에 이같이 높은 상승률을 보인건 이례적이다. 원유 추종 상장지수증권(ETN)들 역시 급등했다.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이 15.85%, '신한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이 14.36%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OPEC+(석유수출국기구)가 시장 예상과 달리 감산 결정을 하면서 원유 가격이 급등했다. 이날 OPEC+ 소속 사우디아라비아, UAE, 쿠웨이트 등은 총 110만 배럴의 물량을 줄이기로 했다. 글로벌 물가안정을 위해 감산 자제 메시지를 냈던 미국의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해석됐다. 양 진영의 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만큼 향후 유가의 추가 상승 가능성도 열려있다.
다만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 가능성, 은행사태로 인한 신용위기 우려 등으로 유가가 반등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보름전 실리콘밸리뱅크(SVB) 파산 사태 직후 국제 유가는 10% 가까이 급락했고, 원유 관련 ETF들도 동반 하락했다.
원유 ETF가 급등·급락을 반복하면서 가격과 반대 방향으로 투자했던 개미투자자들의 손실은 커지고 있다. 원유 ETF·ETN이 급등하기 직전인 지난주(3월 27일~31일), 유가의 지속적인 하락을 예측했던 개인들은 '삼성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을 55억원어치, 'KODEX WTI원유선물인버스(H)'를 29억원어치, 'TIGER 원유선물인버스(H)'를 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