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전국 곳곳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내륙을 중심으로 대부분 지역 습도가 20% 이하로 떨어지고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오후 1시 45분까지 크고 작은 산불이 20건 넘게 이어졌다. 서울 인왕산과 북악산에서 잇따라 산불이 났고, 충남 홍성에서도 산불이 민가로 옮겨붙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2일 오전 11시께 충남 홍성군 서부면 한 산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산림 당국은 낮 12시 40분 산불 2단계를 발령한 데 이어 오후 1시 20분께 3단계로 상향했다.
헬기 17대와 장비 11대, 진화대원 189명이 동원됐으나, 날씨가 건조하고 바람이 강해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인근 민가 2채가 불에 탄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들은 모두 대피를 마쳤다.
산불은 순간풍속 초속 10m 강한 바람으로 급격히 확산해 오후 2시 현재 화선은 약 8km, 산불 영향구역은 200ha로 추정되고 있다. 충남도는 산불현장통합지휘본부를 구성했고, 중부지방산림청도 공동 대응하고 있다.
대전에서도 산불이 발생해 현재 진화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낮 12시 18분께 대전시 서구 산직동 한 산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불을 끄고 있다. 인근 요양원 입소자 등 40여명 전원이 대피했으며, 서구는 전 직원을 비상 소집했다. 현재까지 민가 등 시설 피해는 없다고 소방당국은 전했다.
서울 종로구 인왕산에서 발생한 산불도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53분께 서울 종로구 부암동 인왕산 6부 능선께에서 난 원인 미상의 불이 정상 부근으로 번지고 있다. 소방당국은 낮 12시 51분께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헬기 6대와 차량 35대, 인력 132명을 투입해 불길을 잡고 있다.
산불이 확산되자 서울시와 서대문구청에서는 주민에게 대피령을 내린 상태다. 다행히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오후 12시40분께 안전 안내 문자를 통해 "인왕산 산불이 주변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주민 및 등산객은 신속하게 대피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산림청과 소방청을 중심으로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산불 진화와 예방에 총력을 다하라"며 "행정안전부와 국방부 등 관계 부처는 유관 기관의 헬기, 인력 등 가용 자원이 지원될 수 있도록 협력 체계를 가동하라"고 지시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한편,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현재 전국 대부분 지역에 건조특보가 발령된 가운데 많은 지역 상대습도가 20% 이하로 떨어졌다. 바람까지 강하게 불면서 산불이 발생하기 좋은 조건이 갖춰진 것으로 보인다. 전국적으로 순간풍속이 시속 35㎞(10㎧) 안팎으로 불고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