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예상 밖' 원유 감산…中과 밀착 더 커질까

입력 2023-04-03 00:00
수정 2023-04-08 00:01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오는 5월부터 원유 생산량을 하루 100만배럴 감산한다. 기존 생산량을 유지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측을 뒤집은 ‘깜짝 결정’이다.

2일 로이터와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5월부터 올해 말까지 하루 원유 생산량을 50만배럴씩 감산하겠다고 발표했다고 국영 언론이 발표했다. 러시아는 지난달부터 50만 배럴 감축에 들어갔으며, 이를 올해 말까지 연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일일 50만배럴을 감축하며 자발적 감축을 이끌었고, 쿠웨이트와 UAE, 알제리 등이 뒤를 따랐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50만배럴)과 러시아(50만배럴) 외 이라크(21만1000배럴), UAE(14만4000배럴), 쿠웨이트(12만8000배럴), 카자흐스탄(7만8000배럴), 알제리(4만8000배럴)와 오만(4만배럴) 등이 자발적 감축에 나섰다. 러시아를 제외해도 하루 기준 총 114만9000배럴을 감축한다는 이야기다.

국제유가는 지난달 은행 위기와 경기 침체 불안 등으로 배럴당 70달러선이 깨지며 최근 1년 내 최저가를 썼다. 서부텍사스원유(WTI)는 배럴당 66.74달러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최근 은행 위기가 잦아들면서 배럴당 70달러선을 회복했고, 때문에 OPEC+이 기존 원유 생산량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미국 국무부가 전 세계에서 원유 증산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강조했음에도 OPEC+가 감산 결정을 내리면서 OPEC의 맹주인 사우디 아라비아와 중국의 관계가 더욱 밀착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근 중국이 주도하는 정치·경제·안보 협의체인 상하이협력기구(SCO)에 합류하기로 했다.

공급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유가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국제유가는 이라크 쿠르드 지역의 수출 중단 사태로 장기적인 공급 우려가 커지며 상승했다. 쿠르드 자치정부는 지난달 25일 전 세계 하루 원유 공급량의 약 0.5% 수준인 45만배럴 규모의 원유 수출을 중단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