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용 국민의힘 의원(경기 안성·사진)은 밑바닥부터 성장해온 정치인이다. 서울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 이해구 당시 의원의 비서관으로 처음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이어 경기도의원에 세 차례 당선됐다. 18대 총선에서 처음 국회의원 배지를 단 뒤 지난해 3월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해 4선에 성공했다. 비서관부터 도의원, 국회의원까지 정치 경력을 모두 더하면 35년에 달한다.
그런 그가 오는 7일 치러지는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 도전장을 냈다. 2018년 12월 나경원 전 의원에게 고배를 마신 지 4년4개월 만이다. 김 의원은 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밑바닥에서부터 정치를 해왔기 때문에 원내대표로서 어떻게 의원들을 도와야 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8세부터 국회에 있으면서 가져온 생각을 정치 현장에 녹여내고 싶다”며 “국민으로부터 멀리 가 있는 정치를 조금이라도 국민에게 가까이 오게 하겠다”고 출마 포부를 밝혔다.
김 의원은 차기 총선 공천과 관련해 “선거 때마다 멀쩡한 국회의원을 교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문제가 있거나 능력이 없는 사람은 도태되는 게 맞지만 잘하는 사람을 ‘몇 퍼센트 교체 목표’에 맞춰 무조건 날리는 것은 옳지 않다는 설명이다. 그는 “우리 정치는 물은 놔두고 물고기만 바꿔왔는데 그렇다고 정치가 나아지지 않았다”며 “오히려 초·재선 의원을 자꾸 바꾸다 보니 의원들이 소신껏 일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정책통 외교통 등 전문 선수를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김기현 대표가 2012년 원내수석을 할 때 나를 추천해 예결위 간사를 맡았고 김 대표가 정책위원회 의장을 할 때는 정책위 수석부의장직을 새로 만들어 내게 맡겼다”며 김 대표와 긴밀히 호흡을 맞출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김 대표가 울산시장 두 번째 선거에서 억울하게 낙선한 뒤에도 자주 만났다. 잘나갈 때나 어려울 때나 함께한 사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경쟁자인 TK(대구·경북) 출신 윤재옥 의원(대구 달서구을)에 대해서는 “1961년생 동갑내기로 각별한 사이”라며 말을 아꼈다.
김 의원은 원내대표가 된다면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어떻게 협상할 것이냐는 질문에 “누가 되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아무리 좋은 뜻을 가지고 있어도 손바닥이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 것. 그는 “좋은 의도를 갖고 잘 풀어나가려고 하면 서로 좋은 일이 있겠지만 일방적으로 양보만 주장하면 협상이 제대로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글=양길성/고재연 기자/사진=김병언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