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 억만장자'가 만든 버진오빗, 주가 폭락 왜

입력 2023-04-02 18:03
수정 2023-04-3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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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사진)이 설립한 버진그룹 계열사 버진오빗이 자금 확보에 실패했다고 밝히며 주가가 폭락했다. 회사는 대부분의 직원을 해고할 방침이다.

지난달 30일 CNBC방송에 따르면 댄 하트 버진오빗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회의에서 “안타깝게도 회사에 명확한 길을 제시할 수 있는 자금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즉각적이고 극도로 고통스러운 변화를 실행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제출서류에 따르면 버진오빗 인력의 85%에 해당하는 675명의 직원이 해고된다. 감원 절차는 이달 3일부터 시작돼 전 부서에 걸쳐 이뤄진다고 CNN은 전했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며 지난달 31일 뉴욕증시에서 버진오빗은 전날보다 41.19% 하락한 0.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2017년 우주관광기업 버진갤럭틱에서 분사한 버진오빗은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2021년 개조한 보잉 747기를 이용해 공중 위성 발사를 두 차례 성공해 주목 받았지만 올해 1월 소형 인공위성 9개를 탑재한 로켓 발사 시도에 실패하며 투자가 끊겼다. 버진오빗의 지분 약 75%를 소유한 억만장자 브랜슨도 더 이상 회사를 지원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버진오빗은 지난달 16일부터는 영업을 일시 중단하고 새로운 투자자 및 잠재적인 인수자를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CNBC는 소식통을 인용해 한 투자자가 2억달러에 버진오빗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만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보도했다. 2021년 나스닥시장 상장 당시 기업가치는 32억달러에 달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