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이후 부진했던 건설주에 조금씩 화색이 돌고 있다. 미분양 주택 증가세가 한풀 꺾이면서 주택경기가 바닥에 가까워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해외 사업 수주도 함께 늘어날 수 있는 종목을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31일 신한투자증권은 건설 업종의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비중 확대(매수)’로 상향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건설 업종의 투자 의견을 기존과 같은 ‘매수’로 제시했다. 전날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올해 2월 주택통계에서 전국 미분양 주택 증가세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국토부에 따르면 2월 전국 미분양 주택 수는 총 7만5438가구로 전월 대비 79가구 늘어나는 데 그쳤다.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10월 4만7217가구에서 올 1월 7만5359가구로 급격히 증가한 바 있다.
증권사들은 주택 지표가 개선되면서 건설 업종에 대한 전반적인 투자 심리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분양이 증가하면서 국내 건설주는 주택 업체와 비주택 업체 사이 주가가 엇갈리고 있었는데, 이런 현상도 점차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국내 주요 건설업체를 담은 ‘코스피 건설업 지수’는 최근 1개월간 2.9%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2.02% 올랐다.
주택 사업 비중이 큰 GS건설은 최근 1개월 동안 주가가 9.63%, 대우건설은 8.72% 하락했다. 현대건설(-0.82%) DL이앤씨(-2.85%) 등도 부진했다. 반면 주택 사업 비중이 낮은 삼성엔지니어링은 해외 사업 호조로 최근 한 달간 17% 넘게 올랐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건설주는 주택 관련 손실 우려가 발목을 잡고 있었다”며 “주택 시장이 빠르게 회복하긴 어렵겠지만 바닥은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도 “최근 서울 중심의 청약 시장 회복과 오랜 주가 조정이 저가 매수할 만한 요인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증권가에서는 주택경기 회복과 함께 해외 사업 수주도 증가하고 있는 대형 건설주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신한투자증권은 현대건설과 DL이앤씨를 선호주로 꼽았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