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바꿔도 흥행은 잇는다…"토레스 EVX, 3000만원대 출시"

입력 2023-03-30 14:12
수정 2023-03-30 14:13

KG모빌리티(옛 쌍용차)가 올 하반기 출시할 예정인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토레스 EVX'의 실구매 가격이 3000만원대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화재 위험이 낮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해 가격경쟁력을 갖춰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워 시장을 공략한다. 가성비를 앞세워 흥행몰이한 토레스의 성공을 전기차로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정용원 KG모빌리티 대표는 30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3 서울모빌리티쇼' 사전언론행사(프레스데이)에서 "토레스 EVX 가격은 보조금을 포함해 3000만원대로 책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G모빌리티는 이날 토레스 EVX 실차를 처음 공개했다. 토레스 EVX를 비롯해 앞으로 KG모빌리티가 선보일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중국 전기차·배터리 기업 BYD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정 대표는 "토레스 EVX에는 LFP 배터리를 장착한다"며 "셀투팩(CTP) 기술도 국내 전기차 최초로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셀투팩이란 셀-모듈-팩으로 이뤄진 배터리에서 모듈을 생략한 구조다. 모듈이 차지하던 공간을 셀로 채워 동일한 공간에서 보다 많은 배터리를 탑재할 수 있다.

LFP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생산하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거리는 짧지만 가격이 저렴한 장점이 있다.

흔히 LFP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는 NCM 배터리의 60% 정도, 가격은 7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테슬라 역시 보급형 모델에는 LFP 배터리를 쓴다.


KG모빌리티는 토레스 EVX가 출시될 경우 실질적으로 경쟁할 차량인 현대차 코나EV(가격 미정)와 기아 니로EV(5070만원)보다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하기 위해 고심해왔다. 코나EV와 니로EV엔 중국 업체인 CATL 배터리가 탑재됐지만, 모두 NCM 배터리가 적용돼 400km 이상의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KG모빌리티는 LFP 배터리를 채용하는 토레스 EVX 주행가능거리에 대해서는 "자체 측정 결과 국내 기준 42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토레스 가솔린 모델은 지난해 7월 출시 후 누적 판매량 3만2741대를 기록해 효자 모델로 자리잡았다. 토레스 흥행에 힘입어 지난해 KG모빌리티의 영업손실은 1119억원으로 전년(영업손실 2613억원) 대비 손실 폭을 절반 밑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