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은 인도네시아 14위 손해보험사인 리포(Lippo) 손해보험의 지분 62.6%를 인수했다고 30일 밝혔다. 인도네시아 손해보험 시장은 연평균 9%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데다, 자동차보험 의무화 논의도 진행되고 있어 파이가 더 커질 것이란 평가다.
리포 손해보험은 인도네시아 재계 순위 6위인 리포그룹의 금융 계열사다. 인도네시아 손해보험사 77개사 중 14위며, 건강·상해보험 판매 기준으로는 시장점유율 2위다. 작년말 기준 총자산은 2480억원, 수입보험료는 2206억원 규모다. 수도 자카르타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전역에 14개 지점을 두고 있으며 임직원 수는 456명이다.
한화생명 인도네시아 법인이 리포 손해보험 지분 47.7%를, 한화손해보험은 14.9%를 인수하기로 했다. 한화생명은 2012년 현지 생명보험사를 인수하며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2019년부터 작년까지 4개년 연속 세전이익 흑자를 내고 있다. 현재 주력상품은 변액상품이며 건강보험과 단체 보장성보험 등으로 상품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이번 인수를 통해 생·손보를 아우르는 상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생명이 갖고 있는 디지털 역량을 바탕으로 플랫폼 기업들과 제휴를 통한 사업 확장도 추진한다. 한화생명 인도네시아 법인은 오는 2분기에 ‘메타버스 참여→포인트 제공→보험 관련 서비스 경험’으로 이어지는 신규 플랫폼을 출시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는 인구가 2억7000만명으로 세계 4위다. 손해보험 시장이 연평균 9% 이상 고속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보험침투율(명목 GDP 대비 총보험료)이 세계 평균(2.8%)에 크게 못 미치는 0.45%에 불과해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다. 특히 아세안 국가 가운데 유일한 ‘자동차보험 비의무 국가’인데 현재 의무화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향후 성장 요인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손보사 상위 10개사의 시장점유율이 50% 이하 수준으로 절대 강자가 부재한 상황”이라며 “국내 1호 디지털 손보사인 캐롯손해보험의 ‘퍼마일자동차보험’과 같은 신규 디지털 사업을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확대해 나갈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