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까지 미국인 탈세 도왔다"…CS, 내부 고발에 '발칵'

입력 2023-03-30 13:13
수정 2023-04-21 00:01

유동성 위기에 빠졌던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스위스(CS)가 최근까지도 미국인들의 탈세를 도왔다는 내부 고발이 나왔다. CS를 인수한 UBS에 법적 부담이 전가될 것인지 우려된다.

미 CNBC에 따르면 미 상원 금융위원회는 29일(현지시간) 전직 CS 임원 2명의 폭로를 포함해 2년 간의 조사를 담은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CS는 지난 2014년 미국인의 탈세를 도움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이후에도 몇년동안 미국인이 역외 계좌로 거금을 이체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미국인 25개 부유층 가정은 7억 달러(약 9137억원) 이상의 자금을 CS에 은닉한 것으로 추산된다.

론 와이든 상원 금융위원장은 "추가적인 미공개 계좌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이번주에 받았다"며 "CS 직원들은 주요 탈세 범죄 계획을 돕고 방조했다"고 비판했다. 아직 범죄 혐의가 유죄로 인정된 것은 아닌만큼 보고서는 해당 직원의 이름을 공개하진 않았다.

앞서 미국 당국은 CS가 2014년 비밀 역외 계좌 등을 통해 미국인들의 탈세를 도운 혐의를 인정하고 약 26억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다만 역외 이체 활동을 공개하고 미 당국의 요청과 계좌 폐쇄 등에 협조하기로 합의하면서 벌금은 13억달러로 줄었다.

이 보고서는 CS가 2014년 유죄편결 이후에도 조항을 위반했다고 보고 있으며 만약 사실로 밝혀질 경우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고 CNBC는 짚었다.

이번 보고서는 UBS가 스위스 당국의 지원 아래 CS를 인수하기로 한 이후 공개됐다. UBS가 얼만큼 책임에 노출되어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CS의 새 주인인 UBS까 최대 13억달러의 벌금을 내야할 수도 있다고 내부 고발자의 변호사들은 주장했다.

한편 UBS는 본격적인 CS 인수 과정을 앞두고 전임 CEO 세르지오 에르모티를 다시 영입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그는2011~2020년 UBS를 이끌며 회사를 위기에서 구한 인물이다. 또 이날 스위스 연방장관 회의체인 연방평의회는 UBS가 CS를 인수할 수 있도록 1090억 스위스프랑 규모의 긴급 신용보증을 제공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