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편의점 4사가 운영하는 국내 무인 편의점 점포는 지난해 3300개를 넘어섰다. 2년 새 여섯 배 이상 급증했다. 하지만 100% 자동화 방식으로 운영되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다. 상당수 소비자가 구매할 물건을 골라 제품 바코드를 찍어 결제하는 방식이다. 이런 불편을 해결하려는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이 파인더스AI다.
함명원 파인더스AI 대표(사진)는 29일 “국내 무인 매장은 대부분 셀프 체크아웃 방식의 키오스크를 활용한 ‘양심 결제’ 시스템에 가깝다”며 “파인더스AI는 최종 결제를 소비자의 양심이 아닌 AI로 해결하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함 대표가 2020년 설립한 파인더스AI는 AI의 비전 기술을 활용해 완전 무인 매장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 아마존의 아마존고와 비슷한 솔루션이다. 소비자는 편의점에 입장해 구입할 제품을 들고 가게를 나가기 전에 최종 제품을 확인하고 신용카드 등으로 결제만 하면 된다. 신용카드 등을 통한 신분 확인을 거쳐 가게에 입장해 물건을 들고 나오면 알아서 결제까지 해주는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파인더스AI의 경쟁력은 저렴한 무인 시스템 구축비다. 함 대표는 “기존 무인 매장 대부분이 사용하는 고가 라이다 센서를 값싼 CCTV로 대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기술 수준의 해외 솔루션과 비교하면 비용이 3분의 1 정도다. 파인더스AI의 가격 경쟁력은 AI 기술에서 나온다. CCTV 카메라의 영상 정보를 높은 수준의 AI 기술로 분석해 무인화에 필요한 3차원(3D) 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 관련 데이터 분석 속도는 비슷한 솔루션보다 세 배 이상 빨라 비용 절감 효과도 있다는 설명이다. 함 대표는 “매장에서 여러 명의 팔 움직임이 겹쳐도 개별 파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기술력을 인정받은 파인더스AI는 지난해 벤처투자 시장 위축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유치했다. 컴퍼니케이파트너스, 크릿벤처스, SDB인베스트먼트, 퀀텀벤처스, 끌림벤처스 등이 시리즈A(사업화 단계 투자)에서 71억원을 투자했다.
창업 당시 AI를 사업 아이템으로 잡은 함 대표는 무인 매장 솔루션에서 뚜렷한 시장성을 발견했다. 그는 “구인난으로 인건비는 상승하고 저출산으로 노동인구는 감소해 무인 매장 솔루션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판단했다”며 “관련 기술은 회사 개발진이 충분히 고도화할 수 있다는 확신도 있었다”고 했다. KAIST와 미국 UCLA에서 컴퓨터공학을 공부한 함 대표는 AI 딥러닝 분야 전문가다. KAIST IT융합연구소 연구원,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소프트웨어 개발자 등을 거쳐 회사를 창업했다.
파인더스AI는 5월 회사 근처인 서울 강남구에 무인 매장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기 성남시 판교 지역에 일부 솔루션을 적용한 매장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관련 솔루션의 상용화에 나선다. 함 대표는 “국내 유통업체와의 협업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파인더스AI는 무인 매장 솔루션의 적용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함 대표는 “공장의 부품 관리도 AI 기반 무인 방식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데이터를 활용해 사업 영역도 확장할 수 있다. 그는 “소비자의 매장 내 동선이나 어떤 상품을 사려고 고민했는지 등 그동안 확보할 수 없던 소비자 데이터를 수집해 다양한 사업에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