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단 직접 조성해 투자유치·경제파급 효과…김천의 성공모델 '주목'

입력 2023-03-29 16:22
수정 2023-03-29 16:23
지난 15일 국토교통부가 전국에 15개의 국가산단 후보지를 지정하자 많은 지방 도시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단지 지정과 조성 시간이 오래 걸리는 국가산단 대신 일반산업단지를 직접 조성해 투자 유치와 경제파급 효과에 속도를 내온 김천시의 ‘MY WAY식 투자유치 방식’이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성공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김충섭 김천시장은 ‘일자리가 풍부한 경제도시’를 시정의 최우선으로 두고 찾아가는 맞춤형 투자유치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 김천1일반산업단지(3단계)를 준공 전 100% 분양하고 4단계 개발에 착수했다고 29일 발표했다.

김천시는 김천일반산단 3단계에 37개 업체, 7721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3529여 개의 일자리도 만들어냈다. 김천시는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2021년에 이어 2022년 경상북도 투자유치 대상 2년 연속 우수 자치단체로 선정됐다.

김천시의 이 같은 성과는 많은 지자체가 국가산단 조성에 목을 매는 동안 투자유치 분야에서 독자노선을 구축하고 산단 조성과 분양의 노하우를 축적한 덕분이다. 빠른 산단 조성은 기업의 빠른 투자와 성장,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고 있다. 김천시는 2007년부터 일반산단 자체 조성 및 분양에 나서 3단계까지 KCC, 코오롱플라스틱, 쿠팡, 아주스틸 등 대기업과 중견, 강소기업 110개를 유치했다. 김천시 어모면 남산리 등 일대 115만㎡(35만 평) 부지에 83만㎡(25만 평) 규모로 조성된 3단계 산단에는 19개 기업이 공장 건축을 완료하고 가동 중이다.

김천시가 이처럼 투자유치에 ‘대박’을 터뜨린 비결은 입주 여건이 좋은 산단을 경쟁 도시들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공급한 전략 덕분이다.

김천시는 산단 조성을 외부기관에 대행주지 않고 토목직 공무원들이 직접 나서 직영 개발함으로써 조성원가의 15% 이상을 절감했다. 또 김천시가 451억원을 추가 투자해 분양 원가인 62만원(3.3㎡당)보다 대폭 낮은 44만원대에 공급했다. 김천시는 최근 고금리 사태로 중소기업이 자금난을 겪는 점을 감안해 이차보전율을 경북 도내 최대 규모인 4%로 운영 중이다. 투자유치 정책에 관한 한 김천시를 벤치마킹하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김천은 4개의 고속도로IC, KTX역이 인접한 대한민국의 물류·교통의 허브다. 게다가 전력과 공업용수, 열병합발전소의 증기, 도시가스, 하수도 등 완벽한 인프라도 갖췄다. 네거티브 입주 규제 제도를 도입해 국내 최대 물류기업인 쿠팡을 유치했다. 국내 복귀 1호 기업인 아주스틸도 김천을 선택했다. 4단계 산업단지는 어모면 일원에 124만㎡ 규모로 총사업비 2349억원을 투입해 조성한다.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 등 10개 업종을 유치할 계획이다. 2027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광헌 김천시 투자유치과장은 “4단계 또한 입주 의향이 조성 면적을 142%(113만㎡) 초과 접수된 상태”라고 말했다.

김천시는 자동차 튜닝·드론·전기차 등 미래 김천 발전을 이끌어 갈 신성장 동력산업 기업 유치에도 총력을 기울여왔다. 덕우전자, 우진산전, 태동테크, 삼진정밀과 자동차 퍼포먼스 튜닝 분야 대표 기업인 네오테크 등의 기업들이 튜닝카 성능·안전시험센터와 함께 김천을 자동차 부품생산 집적지로 바꿀 계획이다.

김충섭 시장은 “민선 7기에 이어 민선 8기에도 ‘일자리가 풍부한 경제도시 김천’을 첫 번째 시정 목표로 우량 기업 유치에 매진할 것”이라며 “앞으로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기업들이 김천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천=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