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서울모터쇼(현 서울모빌리티쇼) 이후 국내 모터쇼에 참가하지 않았던 KG모빌리티(구 쌍용차)가 오는 31일부터 열리는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 대규모 부스를 차리고 신차 및 콘셉트카 4종을 선보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35년 만에 쌍용차에서 사명을 바꾼 KG모빌리티는 이번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신형 전기차 '토레스 EVX'를 처음 공개한다.
토레스 EVX는 KG모빌리티의 주력 차종인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토레스를 기반으로 만든 전기차다. KG모빌리티는 그동안 토레스 EVX 출시를 위해 프로젝트명을 'U100'으로 설정하고 개발에 주력해왔다. 쌍용차 시절 경영난에 빠졌을 때도 물밑에서 U100 프로젝트를 준비해왔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토레스 EVX는 KG모빌리티가 '코란도 이모션' 이후 내놓는 두 번째 전기차다. 코란도 이모션은 지상고(177mm), 최대 출력(140kW), 최대 토크(360Nm), 히트펌프 등 경쟁모델 대비 우수한 스펙을 갖췄음에도 1회 충전시 307km라는 짧은 주행거리가 발목을 잡아 흥행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차량용 반도체 부품 수급 문제까지 겹쳐 생산이 일시 중단되는 사태도 맞았다.
토레스 EVX는 토레스 내연기관 모델의 흥행공식이었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KG모빌리티는 이미 2021년 중국 BYD와 'U100 프로젝트 배터리 개발 계약'을 맺은 바 있다. 가격이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해 3000만원대 중형 SUV 전기차 출시를 목표로 한다는 전략이다.
KG모빌리티는 이번 모빌리티쇼에서 토레스 EVX 외에도 콘셉트카 3종을 선보인다. 우선 코란도를 재해석한 프로젝트명 'KR10' 콘셉트카가 나온다. KR10은 쌍용차 시절 경영난으로 실제 출시와 관련해선 소문만 무성했던 차다. 소형 SUV 크기에 오프로드 성능을 강조한 차량으로 기존 강인한 이미지의 SUV에 대한 선호도가 컸던 소비자들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프로젝트명 'O100'으로 추정되는 토레스 기반 전기 픽업트럭 콘셉트카도 방문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미 픽업트럭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KG모빌리티이기 때문에 토레스 EVX 다음의 신차가 될 가능성이 높다. 또 기아의 EV9처럼 콘셉트카가 실제 차량과 유사할 가능성도 있다.
추가로 공개할 프로젝트명 'F100' 차량에 대해선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기아 카니발이 사실상 독주하고 있는 미니밴 시장에서 이에 맞설 사륜구동 기반 미니밴일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KG모빌리티는 이밖에 BYD와 협업한 EV 플랫폼도 선보인다.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올 하반기 중형 SUV 전기차, 내년에는 코란도를 재해석한 'KR10', 전기 픽업 'O100' 등을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