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보증금 미반환으로 강제경매에 넘어가는 빌라가 늘고 있다. 반면 아파트는 거래에 숨통이 트이면서 강제경매 신청 건수가 줄어드는 추세다.
28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집주인을 상대로 신청한 강제경매 건수는 82건이었다. 지난 1월(85건)보다 소폭 줄었으나, 작년 1월(35건)과 2월(33건)에 비하면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주택 유형별로 살펴보면 강제경매가 신청된 빌라는 51건으로, 1월(36건)보다 41.6% 증가했다. 반면 아파트는 같은 기간 47건에서 28건으로 40.4% 감소했다.
HUG는 보증금 미반환 사고가 발생할 경우 우선 세입자에게 대위변제를 진행한 뒤 경매를 통해 보증금 일부를 회수한다.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빌라의 가격 낙폭이 아파트보다 크고, ‘거래절벽’ 현상도 심해 강제경매 건수가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아파트는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비교적 낮고, 대출 규제 완화 등으로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강제경매 건수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까지는 빌라 강제경매 건수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집값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며 “빌라는 가격 반등 가능성이 적은 데다 최근 전세 사기로 보증금 미반환 사고를 일으킨 물건들이 경매 시장에 나오는 것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