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5년 내연기관차 금지한 EU "합성연료 쓰면 OK"

입력 2023-03-28 17:28
수정 2023-03-29 00:55
2035년부터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금지하기로 한 유럽연합(EU)이 전기 기반의 합성연료를 사용할 경우에는 내연기관차를 계속 팔 수 있도록 했다. 폭스바겐 등 독일 기업과 정부 반발에 따른 것으로, 완성차업계로서는 유럽에서 내연기관차 시장을 유지할 가능성을 남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 등은 독일 정부의 강력한 요구에 따라 합성연료를 사용할 경우 내연기관차 판매를 허용하는 계획에 합의했다. 합성연료는 전기 등을 이용해 얻은 수소를 공기 중 이산화탄소와 결합해 만든다. 독일은 재생에너지와 공기 중 탄소로 만든 합성연료는 탄소중립 원료라고 주장하며 판매 금지 예외를 요구해 왔다.

합성연료는 기존 내연기관차에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완성차 업체들이 내연기관 판매를 일부 유지하는 방법으로 꼽힌다. 다만 합성연료를 만드는 데 비용과 에너지가 많이 들기 때문에 기존 화석연료 수요를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이 때문에 폭스바겐그룹과 BMW, 현대자동차 등 주요 완성차 업체도 글로벌 정유 업체와 함께 합성연료를 연구 중이다. 현대차는 지난해부터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킹 압둘라 과학기술대와 손잡고 합성연료 연구에 나섰다. 올리버 집세 BMW그룹 회장도 최근 “합성연료 개발에 전력투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과 일본은 일본산 배터리 핵심광물(양·음극재 등)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협정을 28일 체결했다. IRA는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추출·가공한 광물에만 세액공제 혜택을 주지만, 미국과 FTA를 맺지 않은 일본산 광물도 혜택을 받을 길이 열린 것이다.

지난해 기준 일본의 양극재 생산 점유율은 9%에 불과해 이번 조치로 국내 소재 업체들이 받는 타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FTA를 맺지 않은 일본을 위한 상징적인 조치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