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가 청년층의 표심을 잡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80년대생' 최고위원들이 주도한 MZ(밀레니얼+Z)세대와의 치맥 회동에 이어 김기현 대표는 28일 대학 학생 식당에서 '1000원 아침밥'을 먹는 일정을 소화했다.
당에서는 폐지했던 청년국을 부활하고 이준석 전 대표 때 도입했던 청년 대변인 공개 선발 제도를 이어가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여권의 지지율 하락세와 맞물려 청년 지지층 이탈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비상등'이 커졌다는 해석이 나오는 상황을 고려한 조치다.
내년 4월 총선에서 20·30세대가 최대 승부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들은 지난해 대선 때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높은 지지를 보낸 바 있다. 그러나 지난 20∼24일 리얼미터 여론조사(전국 성인 2506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2.0%포인트·응답률 3.3%)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37.9%로, 더불어민주당(45.4%)보다 낮았다.
특히 연령별 지지율을 보면 국민의힘은 20대 33.2%, 30대 35.8%였고, 민주당은 20대 40.0%, 30대 41.3%였다. 윤 대통령 취임에 즈음해 실시된 리얼미터 조사와 비교하면 약 10%포인트씩 빠진 셈이다. 지난해 5월 2주 차 조사에서 국민의힘의 20대, 30대 지지율은 각각 44.7%, 44.8%로 민주당(40.3%, 39.1%)보다도 높았다.
주 69시간 근로제, 저출생 대책 등 정책 혼선을 비롯해 현 지도부의 '친윤(친윤석열) 편중' 구성 등이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시선도 나온다.
김 대표는 이날 '청년층 지지율 하락'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앞으로 여당답게 대한민국을 살기 좋게 만들고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는 식으로 미래 희망을 만들어 나가면 청년을 포함한 다양한 계층의 지지율이 다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최근 당 지도부에서 '이준석계 끌어안기'로 해석되는 발언이 나오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이준석계를 구심점 삼아 청년층 표심을 이끌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전날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등의 등용 가능성에 대해 "당연히 함께 가야지"라고 했고, 박수영 여의도연구원장은 "불가능한 것은 없다. 우리 당의 당원들이니 어떤 자리든지 발탁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전당대회 직후 친윤계 인사들의 발언과는 온도 차가 있다.
이 전 대표는 현재 당원권 정지 상태다. 내년 총선 공천을 받으려면 별도의 징계 해제 조치가 필요하다.
이준석계 인사들이 지도부가 내민 손을 잡을지 등도 미지수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천 위원장 등용 전망을 다룬 언론 기사를 공유한 뒤 "아웃카운트 하나도 못 잡은 1회 말에 구원투수 올리자는 팀은 그냥 애초에 라인업 잘못 짠 것"이라며 "그냥 빨리 비와서 노게임 되는 정도만 기대합시다"라고 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