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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가 6개 사업부로 분할해 지주회사 체제를 갖추고, 기업공개(IPO)도 추진한다.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가 1년여 만에 귀국한 뒤 나온 변화다. 중국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5%로 제시한 가운데 민간 기업을 향한 유화적인 손길을 내미는 분위기가 조성된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장융 알리바바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회사를 6개 사업부로 나누는 ‘1+6+N’ 조직 개편을 시행한다고 28일 발표했다. ‘1+6+N’은 1개 지주사, 6개 사업부, 다양한 업무를 뜻한다.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사업을 하는 클라우드 인텔리전스 그룹, 전자상거래 사업을 하는 타오바오 T몰 커머스 그룹, 음식 배달 서비스 어러머와 지도 사업을 맡는 로컬 서비스 그룹, 차이냐오 스마트 물류 그룹, 알리익스프레스 등을 관할하는 글로벌 디지털 커머스 그룹, 디지털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그룹이 생긴다.
빅테크 때리기에 몰두했던 중국 정부가 규제 완화로 기조를 선회하자 조직 개편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알리바바가 출범한 지 24년 만에 가장 중대한 구조 변화라는 평가다. 각 사업부는 적절한 시기에 독립적으로 IPO 등 자금 조달에 나설 예정이다. 각각 이사회와 CEO를 두게 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정부의 기술기업 단속으로 기업가치가 5000억달러 이상 사라진 알리바바가 투자자와 시장을 공략할 준비가 돼 있다는 강력한 신호”라고 평하며 수익성이 좋은 클라우드 부문이 가장 먼저 IPO를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중국 기술기업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것도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발표는 마윈이 1년여 만에 중국에 돌아온 시점에 나왔다. 전날 중국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마윈은 알리바바 본사가 있는 항저우를 방문, 자신이 세운 학교를 찾아 교사 및 학생들과 챗GPT 등에 대해 대화했다.
중국 정부의 경제 성장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스티븐 렁 UOB케이하이안 전무는 “중국 정부가 민간 부문을 지원하겠다는 약속에 따른 것”이라며 “중국 정부가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목표치인 5%를 달성하려면 알리바바와 같은 기업을 지원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의견을 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