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준환(고려대)과 이해인(세화여고)이 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나란히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반 메달을 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5일 일본 도쿄 인근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차준환은 296.03점(쇼트 프로그램 99.64점+싱글 프리 스케이팅 196.39점)으로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차준환은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 선수 가운데 ‘1호 세계 선수권 메달리스트’가 됐다. 그의 이전 세계선수권 최고 순위는 2021년 작성한 10위였다.
한국은 차준환의 선전에 힘입어 다음 시즌 세계선수권 남자 피겨스케이팅 출전권 3장을 확보했다. 금메달은 301.14점을 얻은 일본의 우노 쇼마에게 돌아갔다.
이해인은 전날 열린 여자 싱글에서 총점 220.94점으로 은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여자 선수가 세계선수권에서 시상대에 오른 것은 2013년 김연아(금메달) 이후 10년 만이다. 한국은 김연아가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한 뒤 세계선수권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김연아 이후 세계선수권에서 메달을 딴 선수는 없었다. 하지만 지난달 김예림이 시니어 그랑프리 금메달과 왕중왕전인 그랑프리 파이널 무대에 진출하는 등 최근 들어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두 개의 은메달(여자 피겨싱글 신지아, 아이스댄스 임해나·취안예)을 따냈다.
국내 피겨 선수들의 선전이 이어지면서 2026년 열리는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 김연아가 2010 밴쿠버 올림픽에서 금메달, 2014 소치 대회에서 은메달을 수확한 뒤 아직까지 입상한 선수가 없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