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지지율 34%인데 20대는 22%…'MZ 끌어안기' 나선다

입력 2023-03-26 18:25
수정 2023-03-27 01:22
내년 총선을 1년여 앞두고 2030세대의 지지율 하락세가 두드러지면서 국민의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2030세대 여론을 듣기 위해 조직을 개편하고 정책 기능도 강화하기로 했지만,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26일 국회에 따르면 정부와 여당은 올 들어 2030세대 지지율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하고 ‘청년 끌어안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28일 경희대를 방문해 최근 대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1000원 아침밥’을 학생들과 함께 먹으면서 대학가 민심을 들을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청년층과의 소통을 확대하기 위해 청년 대변인을 별도로 선발하고, 국민의힘 미래국을 청년국과 여성국으로 분리·개편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정책위원회 기능도 대폭 강화된다. 국민의힘은 정부가 주요 정책을 발표하기 전 당정 협의를 의무화하도록 정부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정은 최근 불거진 ‘주 69시간제’ ‘20대 아이 셋 병역 면제’ 논란 등을 2030세대 지지율이 추락한 핵심 요인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정은 사전 협의를 통해 이런 논란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대통령실도 대선 당시 약속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공약 실현 여부를 하나하나 다시 따져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주 69시간제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1주일 새 여섯 번 직간접 해명을 하기도 했다.

정책위 조직도 보강된다. 정책위 한 관계자는 “유명무실한 경제, 외교·안보, 사회·문화 등 6개 분야의 정책조정위 기능을 부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수석부의장은 재선의 이만희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당정이 2030세대에 집중하는 것은 지지율이 크게 하락하고 있어서다. 한국갤럽이 지난 21~23일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대(18~29세)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22%로 집계됐다. 주 69시간제 논란으로 인해 13%까지 추락한 직전 조사보다는 9%포인트 올랐지만, 전체 연령대의 지지율(34%)보다 12%포인트 낮다.

일각에선 정부와 여당의 맞춤형 대책이 2030세대 눈높이에 여전히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인규 국민의힘 바로세우기 대표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청년 대변인 자리 하나 만들어주는 방식으론 안된다”며 “이준석 전 대표를 내쫓은 것에 대해 사과하고 (대통령에게) 충성한 사람들만 자리를 나눠 갖는 기조가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도 최근 B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청년들이 관심을 갖는 주요 정책에서) 대안과 성과가 나와야 한다”며 “포괄임금제, 근로 시간 등에 대해 구체적인 대안을 가지고 토론해야 정부·여당에 신뢰를 보낼 것”이라고 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