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명 중 1명이 최저임금 못 받는다

입력 2023-03-26 17:37
수정 2023-03-27 01:27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앞두고 있지만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는 근로자가 321만여 명에 달한다. 근로자 6명 중 한 명이 최저임금 미만의 수입을 거두는 게 현실이다.

26일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기준으로 2021년 최저임금 미만 근로자는 321만5000명으로, 미만율이 15.3%다. 이는 전년보다 25만 명 늘어난 수치다. 소득주도 성장이 시행돼 최저임금이 본격적으로 꿈틀거린 2017년(266만1000명) 이후 50만 명 가까이 늘었다.

업종별로는 농림어업이 가장 높은 54.8%였다. 숙박업에서 10명 중 4명 이상이 2021년에 최저임금을 받지 못했다.

이 때문에 경영계와 소상공인 등은 업종별 특성과 업황에 따라 최저임금 적용 차등화를 수년째 주장하고 있다. 최저임금법 제4조 1항에는 사업 종류별로 구분해 최저임금을 정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1988년 최저임금제도를 도입한 첫해를 제외하고 매년 단일 최저임금을 결정했다. 1988년에는 업종별로 2개 그룹으로 나눠 각각 시간당 462.5원(1그룹)과 487.5원(2그룹)을 적용했다.

문재인 정부 임기 초반인 2018년(16.4%), 2019년(10.9%) 연속해서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오르자 경영계의 업종별 차등화 요구가 거세졌다. 하지만 매년 최저임금 심의 때 차등 적용 여부를 판단할 기초자료도 없이 표결을 통해 단일 금액으로 결정됐다.

지난해 최저임금 논의 때도 이 문제는 쟁점으로 부상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필요성을 누차 강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와 찬성 표 차이가 5표로, 2021년(4표)과 2020년(3표)보다 더 벌어졌다. 문재인 정부 때 임명된 공익위원들이 내년까지 임기를 유지하는 만큼 윤 대통령 임기 전반부에 적용될 가능성은 더욱 불투명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형창/안대규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