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가 미국 은행 위기 패닉에 기여했나.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주 이런 질문을 던졌다. 저명한 투자자부터 인플루언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이 더 큰 혼란이 올 수 있다고 우려하는 가운데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게시된 글들이 미국 금융 시스템에 대한 패닉을 부채질했다는 분석이다. 패트릭 맥헨리 하원 금융위원회 위원장(공화당)은 이를 “트위터로 촉발된 최초의 뱅크런”이라고 했다. 소셜미디어 폐해의 한 예라고 볼 수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정부의 신속하고 의문스러운 결정이다.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의 모든 예금자에 대한 보호 조치는 트위터에서 퍼진 종말론에 대한 미 중앙은행(Fed)의 패닉에 따른 것이었다. 이는 트위터가 이끌어낸 재무부 최초의 실행(Twitter-fueled Treasury run)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트위터가 촉발한 초고속 뱅크런여러 정황 증거가 눈에 띈다. 스타트업 투자자 제이슨 칼라카니스는 지난 11일 트위터에 이렇게 적었다. “지금 당신은 완전히 겁에 질려있어야 한다.” 또 다른 트위터 김닷컴은 “은행으로 달려가라”고 썼다. 월가의 행동주주 투자자 빌 애크먼은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예금자 보호 조치가 없으면 월요일에 뱅크런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칼라카니스는 “월요일 10만 명의 미국인이 은행 앞에 줄을 설 것이다. 대부분은 돈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연이어 썼다.
영국 언론인 찰스 맥케이는 1841년 문제작 <대중의 미망과 광기>를 발표했다. 21세기에 군중의 광기가 일상이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요약하자면 소셜미디어, 특히 트위터는 개인적· 정치적 파워 게임의 장으로 변모했다.
대표적인 예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다. 그는 트위터를 스트라디바리우스처럼 연주해 8000만 명 이상의 팔로어를 모았다. ‘천재’ 트럼프는 그들 중 많은 사람이 그가 쓴 것을 믿지 않지만, 나머지 가운데 충분히 많은 사람이 믿고 정치적으로 후원할 것이란 사실을 간파했다. 오늘날 상당한 정치 자금 조달은 전적으로 ‘대중의 믿음’이라고 일컬어지는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부채상한 패닉 올 수도가장 흥미로운 것은 주말 동안 소셜미디어가 촉발한 산불이 은행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를 붕괴시킬 것이란 가능성이 제기되자 미국 재무부, Fed, FDIC가 조기 구제금융에 나섰다는 사실이다.
이는 짐 조던 하원 법사위원장이 트위터에 대해 소환장을 발부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어설픈 인간의 기만이 전례 없는 규모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은행으로 뛰어라”란 조기 경고는 급속히 확산했다. SVB 패닉을 해결한 정부의 본능은 언제든 다시 깨어날 것이다. 다음은 부채 상한 패닉이 될 수도 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언제나 어디선가 하늘이 무너져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샘 뱅크먼 프리드의 FTX 대실패는 실사(due diligence)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하룻밤 사이에 구제금융을 받은 SVB의 전설은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를 재정의했다. 모두(due diligence·moral hazard) 두 단어로 이뤄진 중요한 키워드다.
이 글은 영어로 작성된 WSJ 칼럼 ‘Was the SVB Collapse a Twitter Panic?’를 한국경제신문이 번역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