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 위협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북한은 어제 ‘핵 무인 공격정’의 수중 폭발 시험 사실을 공개했다. 바닷속에서 59시간 잠항해 가상 항구 수역에서 수중 폭발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11년 전부터 개발에 착수해 50여 차례 시험한 결과 치명적 타격 능력을 입증했다고 주장했다. 초강력 방사능 해일을 일으켜 우리 함선과 작전항 파괴, 소멸을 목적으로 한다고 공언했다. 이런 핵 위협은 폭발력이 엄청난 데다 탐지도 어렵다. 한국·주일 미 해군기지, 미 항공모함이 위험에 놓이게 돼 방어 역량 강화가 발등의 불이다.
이뿐만 아니라 북한은 600m 상공에서 순항미사일 핵탄두 폭발 시험도 공개했다. 앞서 모의 핵탄두를 탑재한 전술탄도미사일을 800m 상공에서 폭발시켰다고 했다. 전술핵 폭발력은 10~20㏏ 정도인데, 서울시청 위에서 터질 경우 사상자가 40만~5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북한은 수중과 공중, 지상에서 핵 실전력을 과시하고 있지만, 우리 방어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우려스럽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북한은 배낭에 담을 수 있는 미니 핵탄두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고, 발사 장소도 열차와 땅속, 저수지, 바지선 등 다양화하고 있다. 제대로 대응하려면 국론을 하나로 모은 총력 대응이 중요하고 불가피하다. 사이버전 등으로 미사일 발사 전 교란, 파괴하는 ‘발사의 왼편 전략’ 구축도 서둘러야 한다. ‘핵 수중 공격’ 방어를 위해선 북한 해군기지를 장시간 감시 가능한 핵추진 잠수함을 갖는 게 시급하다. 한·미 억지력 강화뿐 아니라 자체 핵 대응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이제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누가 시간을 벌어주고 막대한 자금을 대줬느냐도 분명히 할 때가 됐다. 북한이 지난 30여 년간 핵 보유국 목표를 이루기 위해 ‘벼랑 끝’ ‘살라미’ 등 온갖 기만전술을 동원한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위협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려 협상력을 높인 다음 보상만 챙기고 합의를 파기하는 행태를 반복했다. 숱한 합의 문서에 잉크도 마르기 전 핵실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자행했다. 매번 이렇게 ‘살라미 먹튀’를 당하면서도 우리는 가짜 평화에 올리브 가지로 화답했다.
하지만 민주당 정권 때 이뤄진 남북한 정상회담은 악수 사진 말고 남은 게 뭐가 있나. 6·15 선언, 10·4 선언, 판문점 선언, 평양 선언 모두가 핵·미사일 개발 시간 벌기용이 됐다. 금강산 관광 대가로 북한에 5억달러를 비밀리에 송금한 사실이 드러났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은 노벨평화상까지 받았다. 햇볕정책, 평화·번영정책으로 탄생한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은 핵 개발과 김정일 김정은 통치자금 ‘ATM(현금자동입출금기)’ 역할을 한 꼴이 됐다. 우리 국민이 핵·미사일을 이고 사는 절체절명 사태에 이른 책임을 누가 어떻게 질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