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매출 6300억'…농심, 美서 신라면 대박 나더니 '초강수'

입력 2023-03-24 14:14
수정 2023-03-24 14:55

신동원 농심 회장(사진)이 "미국 동부에 제3공장 설립을 검토 중"이라고 24일 밝혔다. 지난해 미국에서 신라면 등 라면 판매가 20% 이상 늘어나는 등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추가 투자로 북미 시장 공략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신 회장은 이날 서울 동작구 농심 본사에서 진행된 정기주주총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올해 말, 내년 초쯤 미국 제 3공장 설립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장 설립 지역에 대해선 "동부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농심은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 랜초에 두 개 공장을 운영 중이다. 2005년 제1공장을 설립했고 지난해 1공장 옆에 제2공장을 완공해, 미국에서 총 8억5000만개 라면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신 회장이 미국에서 3공장 설립을 검토하는 이유는 공급 물량보다 현지 수요 증가가 더 빨리 일어나고 있어서다. 지난해 농심 미국법인의 매출은 4억9000만 달러(6320억원)로 전년대비 24.0% 증가했다. 총 해외 매출(12억4300만 달러)의 전년비 증가율이 9.0%인 것을 감안하면 미국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농심이 미국에서 3공장을 세우면 일곱 번째 해외 생산기지를 갖게 된다. 미국 외에는 중국 상하이, 청도, 심양에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중국 연변에 백산수 공장도 운영 중이다.

이날 주총에서 의장을 맡은 이병학 농심 대표는 올해 3가지 전략 방향으로 글로벌 사업, 경영 효율성 제고, 사업영역 다각화 등을 꼽았다. 건강기능식품 등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인수합병(M&A)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농심은 건기식 기업인 천호엔케어를 인수하려다 가격을 두고 이견을 보이며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한편, 농심은 지난해 매출 3조원 클럽에 들어섰다. 전년비 17.5% 증가한 3조1290억원의 매출을 냈고 그중 절반 가량은 해외에서 올렸다. 영업이익은 1122억원으로 전년비 5.6% 늘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