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22일 선거제도 개편을 위한 국회의원 전원위원회 소집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당초 정개특위는 전원위에서 논의할 선거제 개편안 후보까지 채택할 예정이었지만, 국회의원 정수 확대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면서 실질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데는 실패했다.
정개특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선에 관한 결의안’을 처리했다. 여기에는 내년 총선 선거제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제안한 ‘도농복합 중대선거구제+권역별·병립형 비례대표제’와 더불어민주당이 내놓은 ‘소선거구제+권역별·준연동형 비례대표제’ ‘개방명부식 대선거구제+전국·병립형 비례대표제’ 등 총 세 가지 선거제 개편안이 담겼다. 세 개편안은 모두 국회의원 정수를 현행 300명으로 유지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개편안이 오는 27일부터 열리는 전원위에서 선택지로 활용되는 것은 아니다. 정개특위 민주당 간사인 전재수 의원은 전체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채택된 결의안은 추후 열릴 전원위 논의의 가이드라인이 아니다”며 “결의안은 전원위 개문발차를 위해 필요한 하나의 형식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전원위가 ‘백지상태’에서 논의를 시작하게 된 것은 정개특위가 의원정수를 둘러싼 갈등에 휘말리면서다. 당초 여야는 국회의장 직속 선거제도 개편 자문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세 가지 개편안을 소위원회에서 의결하고, 정개특위에서 추가적인 논의를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국민의힘 지도부가 의원정수를 확대하는 모든 선거제 개편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사실상 특위 내 논의는 전면 중단됐다. 이에 따라 이날 채택된 결의안에 담긴 개편안도 결국 여야가 형식적인 안을 낸 것에 머물게 됐다. 정개특위 소속 한 야당 의원은 “최소한의 논의 과정도 없이 전원위로 직행하면 생산적인 회의가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