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뉴빌리티 대표 "대학·골프장·편의점…3km 이내 물류, 자율주행 로봇이 대체할 것"

입력 2023-03-22 17:39
수정 2023-03-23 01:36
공상과학 영화에만 나올 것 같은 로봇이 일상을 파고들고 있다. 식당에서 서빙 로봇을 보는 것은 더 이상 진귀한 풍경이 아니다. 닭을 튀기거나 국수를 만드는 로봇을 설치하는 식당도 늘었다. 최근에는 2~3㎞의 단거리를 스스로 이동하며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는 로봇이 활약하고 있다. 대학 안에서 경비 업무를 맡고, 골프장에서는 식음료 배달도 한다. 이런 단거리 자율주행 로봇 서비스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국내 스타트업 중 하나가 뉴빌리티다.

이상민 뉴빌리티 대표(사진)는 “5년 안에 3㎞ 내 물류의 40%는 로봇이 대체할 것”이라고 22일 강조했다. 서비스용 로봇이 갈수록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 대표는 “서빙 로봇은 국내 보급 규모가 2020년 200여 대에서 작년 5500여 대, 올해 1만1000여 대까지 늘어날 예정”이라며 “인력을 대체하는 로봇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에 설립된 뉴빌리티는 국내 대표적인 단거리 자율주행 로봇 스타트업이다. 올해 1월 ‘CES 2023’에서 혁신상을 받은 자율주행 로봇 ‘뉴비’와 서비스형 로봇 플랫폼(RaaS) 플랫폼 ‘뉴비고’를 개발했다. 2021년 선보인 뉴비는 사람이 걷는 속도와 비슷한 시속 7.2㎞까지 달릴 수 있다. 최대 40㎏ 무게의 물건을 옮긴다. 상품이 최종적으로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라스트마일 배송’에 적합한 자율주행 로봇이다.

뉴비의 강점은 센서다. 뉴빌리티는 자율주행에 많이 쓰이는 고가의 라이다(LiDAR) 센서 대신 저렴한 센서와 카메라를 사용한다. 가격은 낮췄지만 기술 개선으로 복잡한 도심이나 악천후에서도 정확한 위치 확인과 장애물 인식이 가능하다. 이 대표는 “자율주행 로봇 사업은 센서를 저렴하게 쓰는 것이 중요하다”며 “연간 로봇 생산이 1만 대까지 늘어나면 제조원가는 개당 600만원대로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로봇 대중화를 위해서는 500만원대까지 제조원가를 내려야 한다”고 했다.

뉴빌리티는 국내 자율주행 로봇 업체 중 사업 확장 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부의 규제 샌드박스 실증특례 대상인 뉴비는 2021년 인천에서 편의점 등 근거리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삼성웰스토리와 업계 최초로 골프장 식음료 배달에 로봇을 활용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SK텔레콤, SK쉴더스와 덕성여대에서 로봇 순찰 서비스를 시범 테스트했다.

뉴빌리티가 운영하는 로봇은 58대다. 이 대표는 “스타트업이 모든 관련 사업을 직접 할 수는 없다”며 “우리는 핵심 기술에 집중하고 다른 기업의 서비스, 영업망과 시너지를 내는 것이 효과적인 사업 전략”이라고 말했다.

기술력을 인정받은 뉴빌리티는 벤처시장 위축에도 꾸준히 투자받고 있다. 최근 삼성벤처투자는 삼성전자로부터 출자받아 조성한 펀드로 뉴빌리티에 30억원을 투자했다. IMM인베스트먼트, 삼성웰스토리, 롯데벤처스, SK텔레콤, 신세계,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등도 뉴빌리티 투자사다. 뉴빌리티의 누적 투자 유치액은 300억원 정도다.

뉴빌리티는 운영하는 로봇 규모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 대표는 “연내 500대 정도를 보급하는 것이 목표”라며 “리조트, 호텔, 도서관 등 공급처도 다양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율주행 로봇 사업을 가로막는 규제에 대해서는 “그동안 국민의 요구와 정부의 노력으로 관련 규제가 개선되고 있다”며 “이런 성과에 로봇업계는 명확히 보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