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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신발 잡화점인 풋락커가 호실적에도 웃지 못했다. 보수적인 실적 전망과 함께 매장 400곳 폐쇄 결정을 밝히자 주가가 6% 가까이 내렸다. 20일(현지시간) 풋락커는 “2022회계연도 4분기(지난해 11월~올 1월) 매출 23억3400만달러(약 3조600억원), 순이익 1900만달러, 주당순이익(EPS) 0.97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가 추정치인 매출 21억5000만달러, EPS 0.51달러를 모두 웃돈 성적이다.
하지만 투자자의 평가는 차가웠다. 풋락커 주가는 이날 5.68% 하락한 39.8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2일 기록했던 올해 최고가(46.54달러)보다 14% 낮아졌다.
경영진이 내놓은 실적 전망이 투자자 이탈을 부추겼다. 풋락커는 2023회계연도(올 2월~내년 1월)에 동일 매장 매출이 3.5~5.5%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연간 조정 EPS는 3.35~3.65달러로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 예상치(4.11달러)를 밑도는 수치다.
풋락커는 2026년까지 전체 매장 수(3000여 곳)의 13%에 달하는 400곳을 폐쇄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메리 딜런 풋락커 최고경영자(CEO)는 “올해엔 사업을 재설정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며 “경영을 단순화하고 내년 이후 성장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풋락커가 숨 고르기에 방점을 찍은 데에는 나이키의 사업 전략이 영향을 미쳤다. 풋락커는 매출에서 나이키 제품 비중이 70%에 달한다. 하지만 나이키가 최근 직접 판매 채널을 구축하는 데 공을 들이면서 유통업체와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풋락커로선 나이키와의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