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최대 신발업체 풋락커, 매장 400곳 폐쇄 결정…주가 6% '뚝'

입력 2023-03-21 16:02
수정 2023-03-2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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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신발 잡화점인 풋락커가 호실적에도 웃지 못했다. 보수적인 실적 전망과 함께 매장 400곳 폐쇄 결정을 밝히자 주가가 6% 가까이 내렸다.

20일(현지시간) 풋락커는 “2022회계연도 4분기(지난해 11월~지난 1월)에 매출 23억3400만달러(약 3조600억원), 순이익 1900만달러, 주당순이익(EPS) 0.97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가 예상치인 매출 21억5000만달러, EPS 0.51달러를 모두 웃돈 호실적이었다. 특히 매출은 전년 동기(23억4100만달러)와 차이가 0.3%에 불과했다. 지난해 하반기 불황 우려로 소비 심리가 꺾인 점을 고려하면 긍정적인 성과였다.

하지만 증시 분위기는 차가웠다. 풋락커 주가는 뉴욕증시에서 전거래일 대비 5.68% 하락한 39.8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2일 기록했던 올해 최고가(46.54달러)보다 14% 낮다.

경영진이 내놓은 실적 전망이 투자자 이탈을 부추겼다. 풋락커는 2023회계연도(지난 2월~내년 1월)에 동일매장 매출이 3.5~5.5%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연간 조정 EPS는 3.35~3.65달러로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 예상치(4.11달러)를 밑도는 수치다. 풋락커는 2026년 안에 전체 매장 수(3000여곳)의 13%에 해당하는 매장 400곳을 폐쇄하겠다는 발표도 내놨다. 메리 딜론 풋락커 최고경영자(CEO)는 “올해엔 사업을 재설정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며 “경영을 단순화하고 내년 이후 성장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풋락커가 숨고르기에 방점을 찍은 데에는 나이키의 사업 전략이 영향을 미쳤다. 풋락커는 매출에서 나이키 제품의 비중이 70%에 달한다. 하지만 나이키는 최근 직접 판매 채널을 구축하는 데 공을 들이면서 유통업체와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풋락커로선 나이키와의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사업 재편이 불가피하단 얘기다.

풋락커는 특정 브랜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30% 수준인 나이키 외 브랜드 매출 비중을 2026년 내 최대 45%까지 늘리기로 했다. 나이키와는 풋락커 창립 50주년인 내년을 기념하는 단독 제품을 내놓는 쪽으로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