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전 고(故) 스티브 잡스가 내놓은 전설적 컴퓨터 '리사1(Lisa 1)'가 미국 유명 경매시장에 출품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고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이 제작한 컴퓨터 리사1이 오는 27일~30일 미국 줄리언스 옥션(Julien's Auctions)에서 경매에 부쳐질 예정이다.
'디 애플스(The Apples)'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경매에서는 1977~2008년 사이 출시된 애플 제품 500여점이 판매된다. 이들 제품은 스위스의 교사였던 고 한스페터 루지(Hanspeter Luzi) 등이 45여년에 걸쳐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 제품 리사1은 1983년 1월19일 출시됐으며 애플 제품 중 처음으로 그래픽 기반 인터페이스 기반(GUI) 운영체제(OS)가 도입된 컴퓨터다. 40년 전 출시된 제품이지만 본체와 모니터가 일체화된 디자인, 확장 가능한 메모리 슬롯, 외장형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부터 윈도우, 아이콘, 휴지통까지 당시 '획기적'이라고 할만한 기술을 모두 담아냈다.
애플은 당시 리사1을 1만달러에 판매했는데, 1년 후 더욱 저렴한 매킨토시가 출시되자 10만대 정도 팔리는 데 그쳐 순식간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애플의 보기 드문 실패작으로 꼽히는 이 제품은 1만~2만달러(약 1300만원~2600만원)에 거래될 것으로 전망된다.
컴퓨터 외에 1994년 2월17일 출시된 애플 카메라(QuickTake 100)도 경매에 오른다. 이 제품은 세계 최초 디지털 카메라인 코닥사와 애플이 함께 개발한 디지털 카메라로 640x480픽셀(약 30만 화소), 24비트 컬러를 지원했으나 1997년 단종됐다. 이번 경매에서는 출시 첫 해의 모델이 출품되며 가격은 약 300달러부터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의 초기 제품들은 2011년 창업자 스티브 잡스 사망 이후 경매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개봉하지 않은 1세대 아이폰이 경매에서 약 4만달러에 팔렸다. 지난달에도 미개봉 1세대 아이폰이 2007년 출시 가격(599달러)의 100배가 넘는 6만3000달러에 낙찰된 바 있다.
또 스티브 잡스가 신던 낡은 버켄스탁 슬리퍼 한 켤레가 미국 경매에서 21만8750달러(약 2억9000만원)에 팔려 슬리퍼 경매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