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금·유가 가격…은행발 금융 불안에 원자재 관련株 요동

입력 2023-03-20 15:49
수정 2023-03-20 15:56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스위스 크레디트스위스(CS)의 연이은 위기가 원자재 시장을 흔들고 있다. 국제유가가 1년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관련주들이 약세를 보이는 반면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연일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지난 한 주(3월 10일~17일) 동안 12.96% 하락했다. 2021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66.74달러)까지 내려갔다. 은행발(發) 위기가 실물 경기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 지표인 네덜란드 TTF 선물은 같은 기간 18.92% 급락했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베팅한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입었다.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상장지수증권(ETN) 가격은 지난 10일 이후 이날까지 25.19% 하락했다. 같은 기간 에쓰오일(-5.78%), SK이노베이션(-8.70%) 등 정유 관련주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선물 가격은 지난 한 주 동안 5.64% 상승했다. 시스템 리스크 우려가 불거지자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선호 심리가 강해진 영향이다. 고찬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중앙은행(Fed)이 긴축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달러가 약세를 보인 것도 금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KODEX 골드선물(H)는 지난 10일 이후 이날까지 8.50% 상승했다. 금 관련주로 분류되는 아이티센(14.29%), 엘컴텍(53.78%) 등도 같은 기간 오름세를 보였다. 아이티센은 한국금거래소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엘컴텍은 몽골 현지에서 금이 매장된 광구 탐사권을 보유하고 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