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3월 20일 15:5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현대비앤지스틸의 신용도가 하향 조정됐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의 신용도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실적 저하가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20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현대비앤지스틸의 신용등급 전망이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하향 조정됐다. 신용등급은 ‘A’를 유지했다. 한편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현대비앤지스틸의 신용등급을 'A(긍정적)'로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라 실적이 저하된 게 신용도 하락의 주요 배경이다. 현대비앤지스틸은 지난해 32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2021년 영업이익은 889억원보다 63%가량 줄어든 수치다.
주요 원재료인 니켈 가격 변동성도 커진 것도 부정적인 요소로 꼽혔다. 니켈 가격은 런던금속거래소(LME) 기준 지난해 하반기 t당 2만 달러에서 올 초 t당 3만 달러까지 올랐다. 공급 부족의 여파로 지난해 11월부터 가격이 오르기 시작해 올해 1월 정점을 찍었다. 원재료 매입에서 가공 및 판매까지 약 2~3개월간의 시차가 있어 가격 변동 위험성에 노출된 편이라는 게 나신평의 설명이다.
최경희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고가의 원재료를 사용하는 공정 특성상 재료비가 제조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단기 실적 변동성이 구조적으로 완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차입 부담도 늘었다. 이 회사 순차입금은 2021년 202억원에서 지난해 1748억원으로 증가했다. 현대제철의 스테인리스 사업 부문 자산 양수(1021억원), 성림첨단산업 유상증자 참여(459억원), 성림첨단산업 간접투자(315억원) 등으로 재무 부담이 가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비앤지스틸은 현대차그룹 계열의 스테인리스 냉연강판 제조기업이다. 지난해 말 기준 최대 주주는 회사 지분 41.12%를 보유한 현대제철이다.
현대비앤지스틸과 달리 현대차그룹의 신용도는 상향 추세를 타고 있다. 완성차업체인 현대차와 기아의 글로벌 판매량 개선세가 뚜렷해서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3일 기아의 신용등급을 ‘AA’(긍정적)에서 ‘AA+’(안정적)로 상향 조정했다. 기아가 현대차, 포스코 등과 같은 AA+급의 신용등급을 회복한 건 2019년 이후 처음이다. 현대차그룹의 전속 금융사인 현대캐피탈의 신용등급 전망도 ‘AA(안정적)’에서 ‘AA(긍정적)’로 변경됐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