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니처은행도 새 주인 찾았다…파산 美은행, M&A로 활로 모색

입력 2023-03-20 13:49
수정 2023-03-21 01:38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여파로 파산한 미국 중소은행도 인수합병(M&A)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암호화폐 전문 은행인 시그니처은행은 새 주인을 찾았고, 실리콘밸리은행(SVB)은 사업부 분할 후 매각 작업을 재개하기로 했다.

시그니처은행의 파산관재인인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19일(현지시간) 시그니처은행을 뉴욕커뮤니티은행 자회사인 플래그스타은행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FDIC에 따르면 모기지 대출 전문 은행인 플래그스타은행은 시그니처은행 자산 중 일부만 인수한다. 시그니처은행의 886억달러 예금 중 40억달러가량의 디지털뱅킹 관련 예금은 인수 대상에서 제외했다. 플래그스타은행은 시그니처은행 자산 1104억달러 중에서도 384억달러만 이전받는다. 대출은 129억달러만 가져오고 600억달러 규모의 대출은 FDIC 관리 아래 두기로 했다.

FDIC는 이번 거래로 연방예금보험기금 중 25억달러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추산했다. FDIC는 지난 10일 SVB 파산으로 시그니처은행 예금이 대량 인출되자 이틀 뒤 시그니처은행을 폐쇄했다. 그러면서 SVB와 시그니처은행의 모든 예금을 법정 한도에 관계없이 전액 보장해주기로 했다.

이와 함께 FDIC는 인수할 후보를 찾지 못한 SVB를 분할해 팔기로 결정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FDIC가 SVB의 주요 사업부를 분할해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자산 기준으로 미국 내 16위인 SVB의 전체 사업부를 한꺼번에 매입할 주체를 찾지 못하자 사업부를 쪼개 새 주인을 찾으려는 의도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FDIC는 자산관리와 소매금융 부문을 분할 대상 후보로 보고 있다.

우선 22일까지 SVB의 자산관리 인수 제안서를 받을 계획이다. 소매금융 부문의 제안서 마감은 오는 24일로 잡았다. 블룸버그는 “FDIC가 SVB의 매각 방법과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상황에 따라 매각 방안을 변경할 수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