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개혁 반대 시위가 격화하자 프랑스 경찰이 파리 하원 맞은편에 있는 콩코르드광장과 이어지는 샹젤리제에서 집회를 금지했다.
18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경찰은 이날 “공공질서가 어지럽혀질 심각한 위험이 있어 콩코르드광장과 샹젤리제 주변 지역의 주요 도로에서 일절 집회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전날 밤 파리 콩코르드광장 인근에서는 1만여 명이 격한 시위를 벌인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광장 중앙에 있는 오벨리스크 복원 공사 현장에는 불이 붙었고 경찰은 병과 폭죽, 돌을 던지는 시위대에 최루가스와 물대포로 대응했다. 일부 시위자는 “마크롱 하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길가에 불을 지르거나 상점을 파손하기도 했다. 경찰은 61명을 연행했다.
지난 16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의회 절차를 건너뛰며 연금개혁 강행에 나서자 반대 시위는 격화했다. 이날 마크롱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열고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62세에서 64세로 상향하는 것을 골자로 한 법안의 하원 표결을 건너뛰는 ‘긴급법률제정권’을 사용한다고 했다.
프랑스 헌법 49조 3항에 명시된 긴급법률제정권은 하원 표결 없이 국무회의 의결만으로 법률을 제·개정할 수 있는 권리다. 당초 마크롱 대통령은 야당인 공화당을 설득해 법안을 통과시키려 했지만 법안이 부결될 수 있다는 분위기가 감지되자 긴급법률제정권을 발동하기로 했다.
연금 개혁을 반대하는 시위 규모는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프랑스 주요 노조는 오는 23일 제9차 연금 개혁 반대 시위를 열기로 했다. 에너지 분야 노동자들은 프랑스 최대 정유소 중 한 곳에서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