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무력 선제적 사용 가능"…한·미 훈련에 도발 위협

입력 2023-03-17 18:15
수정 2023-03-18 01:45
북한이 지난 16일 발사한 미사일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이라고 17일 밝혔다. 또 최근 여러 미사일 도발을 한·미 연합 군사연습(프리덤실드) 탓으로 돌리며 ‘“핵무력을 선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미국과 남조선 괴뢰 역도들의 도발적이며 침략적인 대규모 전쟁연습 소동으로 인해 조선반도(한반도)에 가장 불안정한 안전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엄중한 형세하에서 당 중앙군사위원회는 16일 화성포-17형의 발사 훈련을 단행하도록 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평양국제비행장에서 발사된 화성-17형은 최대 정점고도 6045㎞까지 상승하며 거리 1000.2㎞를 4151초간 비행해 조선 동해 공해상 목표 수역에 탄착됐다”고 밝혔다.

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훈련을 참관한 뒤 “누구도 되돌릴 수 없는 핵전쟁 억제력 강화로써 적들에 두려움을 주고 실제 전쟁을 억제하며 우리 인민의 평화적인 삶과 사회주의 건설 투쟁을 믿음직하게 담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ICBM 발사 사실을 공개하고, 핵 사용 가능성을 언급했다. 신문은 “우리의 핵무력은 결코 광고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며 “위험하게 확전되는 충돌이 일어난다면 전략적 기도에 따라 임의의 시각에 선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어 “우리는 미국과 그 추종 세력들의 무모한 군사적 도발 책동을 계속 압도적인 힘으로 제압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한·미 군사연습,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정상화 등 한·미·일 안보협력에 맞서 노골적인 ‘핵 위협’에 나선 것으로 분석한다. 프리덤실드가 끝나는 오는 23일까지는 고강도 도발이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핵에는 핵으로 맞대응하려는 북한의 ‘강 대 강’ 전략이 재확인된 것”이라며 “한반도 문제의 주도권이 한·미·일이 아니라 북한이라는 점을 과시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이 딸 주애를 데리고 발사훈련을 참관하는 사진도 공개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