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교수 송리나 씨는 지난해 11월 전남편 A 씨에게 친권 및 양육권 변경 청구 소송을 당했다.
A 씨가 보내온 소장에는 7세 아이의 친권 및 양육권을 변경해 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두 사람은 이혼 과정에서 양육권을 두고 다퉜고 법원은 송 씨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A 씨는 아이 친권자 및 양육자 변경 신청의 근거로 "(이혼을 앞두고) 송 씨가 우울증약을 복용한 사실이 있어 정신적으로 불안정하다. 아울러 최근 양육에 의지와 자신감을 상실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송 씨가 선정적 화보를 찍는 등의 활동을 해서 아이 교육에도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A 씨가 특히 문제 삼은 점은 송 씨가 최근 성인잡지인 미스맥심 콘테스트에 출전한 점이었다. 송 씨는 미국 캘리포니아 공대, 예일대, 하버드대를 거치며 박사 학위까지 받은 재원으로 런던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재직 중 미스맥심에 출전해 화제가 된 인물이다.
송 씨는 대회 출전 후 홍보 일환으로 자신의 SNS에 사진을 올려왔다
송 씨는 "양육자로서 아이를 키우는 데 최선을 다해왔고 언제나 아이가 우선이다. 하지만 제 화보 활동을 빌미로 양육자 변경 소장을 받자 내 권리가 침해된 것 같아 힘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여성이 자신만의 섹시함을 당당하게 드러낼 수 있다는 자유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 사람의 직업이나 나이, 사회적 위치 때문에 솔직한 개성을 드러낼 수 없다는 사회적 편견을 바꾸고 싶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송 씨의 변호를 맡은 고형석 변호사는 "친권자 및 양육자 변경은 자녀에 대한 현재 양육상태에 변경을 가하는 것이다"라며 "어머니에서 아버지로 친권자 및 양육자로 정하는 것이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자녀의 나이와 양육상황 등을 모두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이를 현재 어머니가 계속 양육하는 것이 자녀의 성장과 복지에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방해되는 것인지에 중점을 두고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 변호사는 "송 씨의 화보 촬영 등이 자녀의 성장과 복리에 방해가 된다고 볼만한 사정이 전혀 없다"면서 "아버지 쪽에서도 그러한 점에 대한 구체적인 입증도 없는 상황이다"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법원은 자녀 친권과 양육권자를 지정할 때 여러 요소를 감안해 종합적으로 판단한다"면서 "자녀와의 유대감이나 애정, 양육환경, 현재 누가 양육하고 있는지는 중요한 요소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혼 이후 친권자와 양육권자가 특별한 취미활동을 하거나 재혼하는 등의 사유로 친권, 양육권 변경을 주장하는 경우가 있는데 단지 이러한 사유만으로는 친권, 양육권자의 부적합한 사유가 되기는 어렵다"면서 "다만 친권자와 양육권자의 행동이 자녀의 복리에 심히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경우에는 친권, 양육권 변경을 신청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른바 '현상 유지의 원칙'이라는 것이 있다. 별거나 소송 당시 자녀를 데리고 있는 사람이 큰 문제점이 없으면 현상을 인정하고 앞으로도 그가 자녀를 키우라고 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면서 "자녀 양육은 자녀의 복리를 생각해서 누가 자녀를 키우는 것이 자녀의 행복에 가장 적합한지에 의해서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