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장 사용해야 하는 자료인데 어디에 뒀는지 몰라 허둥대는 경우가 많다. 뭔가 중요한 일이 있는데 도대체 그 내용을 기억할 수 없어서 당혹스럽기도 하다. 많은 사람이 겪는 일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에 따르면 미국 직장인들은 엉뚱한 곳에 보관된 메모와 파일 등을 찾느라 소비한 시간만 1년에 평균 76시간이다.
<세컨드 브레인>은 정보와 지식을 제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다룬다. 효율성 높은 디지털 보관소를 구축하는 요령을 알려준다. 생산성 전문가로 개인과 조직의 창의성과 효율성 혁신 방안을 연구하는 미국 출신 티아고 포르테가 썼다. 저자는 위대한 지식인과 예술가들의 공통점을 살펴봤다. 아이작 뉴턴, 레오나르도 다빈치, 파블로 피카소 등은 기록을 습관화했다. 맨땅에서부터 시작한 것은 없었다. 평소에 영감이 될 만한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발전시킨 것이다.
하지만 무작정 기록만 해서는 원하는 효과를 100% 얻을 수 없다. 저자는 ‘CODE’라는 단어로 기록의 순서를 제시한다. 수집(collect) 정리(organize) 추출(distill) 표현(express)이다. 먼저 관심 있는 자료나 떠오른 아이디어를 간단히 저장한다. 저장한 자료는 그대로 두는 게 아니라 단계별로 요약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짧은 시간에 핵심만 파악하고 따로 정리해 둔다. 그런 다음엔 프로젝트나 목표를 실행할 때 필요한 정보만 골라내면 된다.
완전히 다른 분야의 정보를 서로 연결하는 연습도 해야 한다. 서로 다른 영역의 아이디어들을 연결 지어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드는 것이다. 이후 작업한 결과물과 중간 과정을 여러 사람에게 공유하는 것도 중요하다. 많은 사람의 다양한 피드백을 취합하고 나만의 관점을 정교하게 다듬고 정립해야 한다.
저자는 무턱대고 정보를 종류별로 나누는 방식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신선한 과일, 말린 과일, 주스와 냉동 과일을 모두 같은 장소에 보관하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어떤 요리에 쓸지를 고민하고, 그 요리에 필요한 재료를 한데 모아 정리하는 것처럼 정보를 재분류하라고 조언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