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 1호 상장 추진했던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상장 철회

입력 2023-03-17 17:14
수정 2023-03-17 17:37
이 기사는 03월 17일 17:1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 엑셀러레이터(AC) 기업 중 첫 기업공개(IPO)에 도전했던 블루포인트파트너스(이하 블루포인트)가 상장을 철회했다.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정정신고서 제출을 여러 차례 요구받은 데다 상장예비심사 효력 기간이 임박해 상장 포기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블루포인트는 17일 금융위원회에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회사 측은 "시장 여건 및 공모일정 등 제반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공모를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블루포인트는 작년 말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후 금감원의 요구로 정정 신고서를 세 번 제출했다. 지난 1월 정정신고서에서는 비교기업을 변경했고 지난달에는 투자금 회수 성과를 공개했다. 그러나 최근 또다시 정정 요구를 받으면서 공모 일정이 중단됐다. 당초 지난 7~8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이달 말 상장을 목표로 했으나 새로운 정정 신고서를 제출하기 전까지는 기존 신고서의 효력이 상실된다.

회사 측은 상장예비심사효력이 만료되는 다음 달 20일까지 상장을 마쳐야 한다. IB 업계 관계자는 "블루포인트는 한 달 내 정정 신고서를 다시 제출하고 공모를 마쳐야 하기 때문에 일정이 빠듯했다"며 "AC의 사업 모델과 역량, 상장 이유를 금융당국에 제대로 설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업계는 국내 첫 AC의 상장인 만큼 금융당국이 까다로운 잣대로 심사한 영향으로 보고 있다. AC는 창업 후 3년 이내인 초기 단계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해 수익을 내는 회사다. 벤처캐피탈(VC)과 사업 모델이 비슷하지만 신생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실패 위험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회사는 2020년에도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상장에 도전했다가 시장 상황 악화로 심사를 자진 철회했다.

블루포인트가 상장을 접으면서 투자자인 한국투자증권과 DB금융투자의 투자금 회수도 어려워지게 됐다. 한국투자증권은 2019년 8월 보통주 18만 주와 전환상환우선주 23만5710주를 취득했다. 투자 규모는 각각 10억 원과 20억 원이다. DB금융투자도 2019년 12월 전환상환우선주 23만5710주를 20억 원에 투자했다. 두 회사는 보통주는 주당 5667원에, 우선주는 8400원에 취득했다.

한국투자증권과 DB금융투자는 이번 IPO의 대표 주관사와 인수단으로도 참여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블루포인트 전체 공모주식 수의 90%인 153만 주를, DB금융투자는 17만 주를 인수하기로 했다. 블루포인트가 상장에 성공했다면 두 회사는 인수 수수료로 각각 7억4400만 원, 3600만 원을 수령할 예정이었으나 수수료 수입도 받지 못하게 됐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