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손자, 라이브 방송 중 마약…현지 경찰 출동한 듯

입력 2023-03-17 09:43
수정 2023-03-17 10:27


일가의 비리를 연일 폭로하고 있는 전직 대통령 전두환 씨의 손자 전우원 씨가 라이브 방송 중 마약을 투약하는 장면을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전 씨는 17일 새벽 5시쯤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켜고 '마약 범죄를 자수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어 대마초를 피우고 마약을 복용하는 듯한 제스쳐를 보였다. 자신이 보유한 마약의 명칭을 일일이 설명하며 한 알씩 삼키고 몸에 붙이는 패치 형식의 약을 씹어 먹기도 했다.

이후 전 씨는 몸을 부르르 떨거나 고통스럽다며 흐느꼈고 일부 공포를 느낀 시청자들은 방송을 나갔고 현지 교포들이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댓글을 달았다.

웃통을 벗은 전 씨는 "무섭다"며 흐느끼고 소리를 지르다가 순간순간 엄마 아빠를 찾는 등 환각 증상을 보였다.



한 여성이 그의 아파트 현관문을 두드리며 "괜찮냐"고 물었지만 그는 투약을 이어가다 방바닥에 쓰러졌다.

이후 미국 현지 경찰로 추정되는 외부인들이 진입하고 전 씨를 후송했다. 카메라 밖 전 씨의 울부짖음이 생생히 중계됐다. 이후 장갑을 쓴 남성 방송을 꺼서 사상 초유의 전 대통령 일가 마약 방송은 종료됐다. 해당 영상은 유튜브 커뮤니티 가이드 위반으로 삭제됐다.

전 씨는 지난 13일부터 자기 일가를 '범죄자'로 칭하며 폭로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나의) 학비와 교육비로 들어간 돈만 최소 10억인데 깨끗한 돈은 아니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는 발언도 했다. 또 부친이 미국에 숨겨놓은 비자금을 활용해 사기 행각을 벌이고 있으며, 작은아버지 전재만 씨가 운영하는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의 와이너리에 대해서도 "검은돈의 냄새가 난다"고 주장했다.

아버지 전재용 씨는 아들의 폭로와 관련 "아들이 아팠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심한 우울증으로 입원 치료를 반복했다"고 해명했다.

전 씨는 그런 식의 가족들 반응이 있을 것을 예상한 듯 "아마 내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식의 그런 프레임을 가져갈 것 같다"면서 "이전에 실제로 우울증으로 치료받은 경험은 있지만 지금은 정상적으로 다 치료를 마쳐서 정신 상태가 이상이 없다"고 증거를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이어진 마약 복용으로 현지 경찰에 체포가 된 것으로 보이는 만큼 향후 어떤 식으로 사건이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