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플랫폼에서 성인방송을 진행했던 여성 BJ가 강요에 의한 방송이었다고 폭로하며 눈물을 보였다.
박아둥이라는 이름의 BJ로 활동했던 A 씨는 16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카레라이스TV'의 '크리미널 리포트'에서 "저는 강제 '벗방' 피해자"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A 씨는 앞서 유튜브 채널 명탐정 카라큘라를 통해서도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했다.
'벗방'은 말 그대로 탈의하는 방송으로 온라인 성인방송의 콘텐츠 중 하나로 자리를 잡았다. A 씨는 주6일 방송을 하는 '벗방' BJ로 많이 알려졌지만, 강요된 계약 때문이었다는 게 A 씨의 주장이었다.
모자이크 없이 등장한 A 씨는 "사기를 당해 부업을 찾던 와중에 계약서를 잘못 써서 성인방송을 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A 씨는 "사기를 당해 힘든 상황이었는데, 인스타그램 DM으로 남성 BJ B 씨에게 메시지가 왔다"며 "게스트로 와서 앉아만 있어 달라는 요청이었고, 인터넷 방송이 뭔지 잘 모르지만 진짜 앉아만 있어도 된다고 생각해서 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 씨는 "도착하니 계약서를 쓰자고 했고, '부업을 하는 건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지만, 어쨌든 일이다 보니 그러려니 했는데, 나중에 계약서를 보니 '성인방송'이었다"며 "'벗방'이라는 고지가 없었고, 방청객 같은 거라 생각했는데, 갑자기 스킨십을 했다"고 전했다.
당시에 강하게 저항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서도 "도착한 후 집에 물이 없다면서 술을 줬고, 몇 번을 거절하다 마셨는데 몸이 너무 힘들었다"며 "제가 평소에는 소주 2~3병을 먹어도 괜찮았는데, 맥주를 마셨는데 몸이 너무 안 좋아 집에 가려고 하니 '이미 계약서를 썼으니 위약금을 물고 가라'고 했고, 방송 후엔 영상 유출로 협박했다"고 말했다.
이후 B 씨가 계약서로 협박하면서 BJ C 씨도 만나게 됐고, 비슷한 수법으로 또 술을 먹고 몽롱한 상태에서 방송에 출연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이 방송에 대해 A 씨는 "다시 보기 힘들 정도"라며 "영상 자체도 스트레스인데, 엄청 아프게 때리고, 가학적으로 했는데, 사람들은 제가 원해서 했을 거라고 생각할 테니까"라고 말하며 울었다.
하지만 B, C 씨와의 인터넷 방송으로 D 대표를 만나게 됐고, 영상이 유출될까 두려워하던 상황에서 "무서운 사람들이 둘러싸인 상태에서 계약서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도 못한 채 '빨리 서명하라'고 무섭게 재촉해서 사인하게 됐다"면서 본격적으로 주6일, 매일 8시간씩 성인방송을 진행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A 씨는 감금 상태에서 방송을 진행해야 했고, 원격으로 개인적인 모바일 메신저 내용까지 모두 통제당했다는 입장이다. A 씨는 "딸이 있는데, 제발 '딸 생일만 챙길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는데도 무시했다"면서 "제가 방송을 시작하면서 플랫폼으로부터 6900만 원 정도를 정산받은 걸로 알고 있는데, 제가 받은 돈은 500만 원 정도였다. 돈이 없어서 너무 못 먹어서 살이 계속 빠지고, 밖에 나가지 못하도록 감시당하니 대인기피증과 우울증도 너무 심했다"고 털어놓았다.
얼굴을 공개하고 폭로를 한 이유에 대해서는 "많은 지인이 제가 방송한 걸 알게 됐다"며 "시청자도 많고, 유포된 것들도 많고, 부모님이나 나중에 딸이 커서 볼 수도 있을 거 같았다. 차라리 공개하고, 이런 상황에 의한 거라고 설명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또 "피해자가 저뿐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저 같은 사람이 많을 텐데, 혼자 속을 썩이며 그 시간을 감내하고 있을 거 같다. 불공정하거나 안 좋은 일을 당했다면 나서서 용기를 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얼굴을 공개하게 됐다"고 말하면서 B, C, D 씨가 법적으로, 도덕적으로 처벌받는 걸 끝까지 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A 씨의 폭로에 D 씨는 반박했다. D 씨는 자신의 SNS를 통해 내용은 사실이 아니며 법적으로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한 D 씨는 "A 씨는 전남편과 문제로 미혼모였고, 빚도 있고 오갈 때 없어서 안타까운 마음에 받아준 것"이라며 "회사에서 집과 방송 장비, 성형비와 생활비까지 모두 빌려줬고, 회사에서 빌린 돈은 정산금에서 차감하기로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B 씨 역시 '카레라이스TV' 출연을 예고하면서 어떤 말을 할 지 이목이 쏠리는 상황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