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의문이다.” “‘공짜 야근’을 시키는 건 기업의 문제이지 52시간제의 문제가 아니다.”
정부가 추진 중인 근로시간 개편안과 관련해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우선 16일 열린 국회 토론회에서 MZ세대가 주도하는 노동조합 모임인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의 유준환 의장은 “설령 52시간 초과 근로가 필요하다는 근로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예외적인 상황”이라며 “일방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입법을 하는 것은 우려가 크다”고 개편안을 비판했다. 해당 토론회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여당 간사인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했다.
유 의장은 “(근로시간을) 유연하게 쓴다는 것은 주 40시간을 기준으로 하지 연장근로를 유연하게 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주 52시간제를 지키지 않는 기업이 (주당) 평균 52시간을 지키란 법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근로감독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다는 모습을 먼저 보여줘 근로자에게 신뢰를 쌓아주는 것이 먼저”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임 의원은 “MZ세대에서 뭘 우려하는지 충분히 들었다”며 “현장 얘기를 많이 듣고 검토·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정부 주최 간담회에서도 2030세대의 비판이 이어졌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청년 19명으로 구성된 ‘2030자문단’과 간담회를 했다. 한 참석자는 “몰아서 일한 만큼 제대로 쉴 수 있는 제도가 엄격하게 시행될 것이라는 국민의 믿음을 얻어내는 것이 우선”이라며 “그 부분이 개선된 상황에서 근로시간을 개편해야 국민들도 수긍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가상 근무표’를 제작하는 등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홍보 방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장관은 “제도 개편이 추진될 수 있도록 더 많이 듣고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양길성/곽용희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