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꽃, 바로 흰색 카멜리아, 동백꽃이다. 패션 제국 샤넬을 일으킨 디자이너 가브리엘 샤넬은 이 카멜리아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사랑했던 남자친구 보이 카펠에게 이 카멜리아의 향기를 담은 향수를 선물하고자 했다. 하지만 카멜리아의 가장 치명적 단점은 ‘향기가 없다’는 것.
이에 샤넬의 첫 전속 조향사 에르네스트 보는 카멜리아와 닮은 꽃인 ‘가드니아’ 치자꽃을 찾아냈다. 그런데 치자꽃 또한 꽃잎이 예민해 작은 상처에도 금방 향이 사라져버렸고, 향수를 만들 수 없는 꽃이란 것을 알아냈다. 그럼 우리가 아는 가드니아, 카멜리아로 불리는 샤넬 향수는 도대체 어떤 향이란 말인가. 바로 ‘이미지 조향’으로 제조된 향수다. 즉 조향사 보가 ‘이 꽃에서는 이런 향기가 나겠지’라고 상상하며 만든 향수다.
샤넬을 비롯한 다양한 향수 브랜드를 만나다 보면 친숙하게 만나는 세 가지 단어가 있다. 바로 ‘파팡·퍼퓸·투알레트’다. 이 세 가지 향수의 차이는 뭘까. 바로 농도의 차이다. 투알레트는 가장 가벼운 향으로, 퍼퓸, 파팡으로 갈수록 그 농도가 짙어지고 지속력도 길어진다.
그럼 지속력 좋은 파팡을 쓰면 될 걸, 사람들은 왜 투알레트를 살까? 파팡은 단 두 방울만으로도 옆 사람을 힘들게 할 정도로 그 향이 진하기 때문에 짙은 향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겐 선호도가 낮은 향수다. 이 세 향수는 뿌리는 방법도 다르다. 상대적으로 향이 가벼운 투알레트와 퍼퓸은 무릎 위로 상·하체 골고루 뿌리는 것이 좋다. 파팡은 맥박이 뛰는 손목 부위에 뿌리는 것이 아니라 ‘발라야’ 한다.
사람들이 향수를 뿌릴 때 하는 두 가지 실수도 있다. 첫 번째는 향수를 손목에 뿌리고 비비는 행동. 이는 향수의 고유한 향기를 변하게 한다. 두 번째는 하체에 향수를 뿌리지 않는 것. 상체에만 향수를 뿌리면 향기가 바람에 날려 금방 사라지게 된다.
조향사들이 말하는 이상적인 향수란, 은은하고 향기가 오래가는 제품을 의미한다. 향기를 겹쳐 사용하는 ‘레이어링’을 할 때에는 향수끼리가 아니라 보디 제품과 함께 쓰는 것이 향기가 더 오래 가고 매력적이라고. 이때 보디 크림과 오일 등은 같은 계열의 향기가 풍기는 제품을 고르거나 아예 무취 제품을 고르는 게 좋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