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3월 15일 오후 3시53분
공모금액이 수백억원에 달하는 대형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이 연이어 체면을 구겼다. 공모 단계에서 투자 수요를 온전히 확보하지 못해 상장을 철회하거나 상장하더라도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16일 미래에셋드림스팩1호 주가는 전날보다 1.06% 상승한 95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시장 상장 첫날인 전날 시초가가 9370원에 형성된 이후 이틀 연속 한번도 공모가(1만원)를 넘지 못했다. 올해 코스닥에 상장한 스팩 중 상장 첫날부터 줄곧 주가가 공모가를 밑돈 건 미래에셋드림스팩1호가 처음이다. ‘코스닥 스팩 최대어’로 관심을 모았지만 앞서 시행한 일반 청약에서 경쟁률 0.46 대 1로 미달이 난 데 이어 부진한 모습이다.
3월 코스닥에 상장하려던 KB24호스팩(공모금액 400억원)은 지난 9일 기관 수요예측 부진을 이유로 상장을 철회했다.
기존에 상장한 다른 대형 스팩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국내 증시에 상장한 스팩 중 공모금액이 300억원 이상인 6개 종목 모두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하락했다. 공모금액 100억원 안팎의 스팩은 대부분 주가가 공모가를 웃도는 것과 대비된다. 스팩 덩치가 클수록 적당한 합병 대상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란 인식이 확산된 결과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