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어쩌나…美 반도체공장 건설비 10조 불어났다

입력 2023-03-16 09:27
수정 2023-03-16 16:10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에 건설하는 신규 반도체 공장 건설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미국 내 인플레이션으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약 10조원의 비용을 추가 투입해야 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15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반도체 공장 건설 비용이 당초 예상보다 80억 달러(약 10조5000억원) 증가한 250억 달러(32조8000억원) 이상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반도체 공장 건설비용이 급증한 이유는 미국의 인플레로 원자재 가격이 크게 뛴 탓이다. 익명의 소식통은 "공사비 인상분에서 원가 상승분이 80% 정도 차지한다. 원자재 가격이 비싸졌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테일러시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건설 중이다. 2021년 착공 당시 삼성전자가 밝힌 건설 비용은 170억 달러(약 22조원)였다. 하지만 철강을 포함한 원자재 가격이 크게 뛰고, 인건비도 급증하면서 삼성전자가 추가 지출을 피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 로이터 분석이다.

늘어난 공사비용은 삼성전자가 미국 연방정부에서 받을 수 있는 보조금 규모보다도 크다. 미 상무부는 보조금 직접 지급과 대출·보증 등의 형태로 자금을 지원할 계획인데 삼성전자가 받을 수 있는 직접 보조금은 최대 3조원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보증을 포함하면 지원 자금이 약 7조원대로 늘어나지만 물가 상승으로 인해 늘어난 공사비 10조원보다는 훨씬 적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다만 불어난 공장 건설비에 곤란해진 곳은 삼성전자뿐만이 아니다. 글로벌 1위 파운드리 업체 대만 TSMC는 미국 애리조나주 신규 공장 건설에 12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지만 지난해 말 투자 규모를 400억 달러로 3배 이상 늘렸다. 인텔도 미국 오하이오주에 짓고 있는 반도체 공장을 당초 200억 달러에서 1000억 달러 규모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