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시가 전기자동차 1100만 대 생산에 필요한 배터리(2차전지) 양극재를 공급하기 위한 특화단지 조성에 나섰다.
포항시는 에코프로, 포스코케미칼, GS건설 등 포항에 구축된 배터리 소재 전주기 밸류체인을 기반으로 2030년까지 양극재 100만t 양산체계를 단계적으로 구축한다고 15일 밝혔다. 포항시는 이 같은 목표를 배터리 특화단지 육성 계획안에 담아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했다.
현재 포항 영일만산업단지 에코프로 캠퍼스에서 생산되는 양극재는 연간 15만t에 이른다. 에코프로 BM에서 6만t, 인근 에코프로 EM에서 9만t을 생산하고 있다. 이곳은 세계 최초로 배터리 핵심 소재 분야에서 원료부터 소재 생산, 자원 재활용(리사이클링)에 이르는 완벽한 밸류체인을 구축해 놓고 있다. 우리나라 배터리셀에 주로 사용되는 삼원계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 시장에서 점유율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배터리에 리튬을 공급하는 양극재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비의 40%를 차지하는 핵심 소재다. 포항시는 양극재 생산량을 2025년 68만6000여t, 2030년 100만t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에코프로는 2025년까지 1조5000억원을 추가 투자해 양극재 24만t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포스코케미칼은 2026년까지 영일만4산업단지에 연 13만t 생산능력을 갖춘 양극재 공장을 세운다. 세계 전구체 1위 기업 중국 CNGR은 1조원을 투자해 영일만산업단지에 2차전지 소재 생산 공장을 건립하고 연간 황산니켈 25만t과 전구체 10만t을 생산할 계획이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전구체 생산 규모를 현재 5만t에서 2026년 12만t으로 확대한다. 전구체 10만t은 전기차 120만여 대분의 배터리에 필요한 양극재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포항시는 사용후 전기차 배터리 소재 리사이클링(재활용) 분야 사업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에너지머티리얼즈는 2025년까지 국내 및 해외에서 블랙매스(Black Mass)를 연간 2만여t 들여와 2차전지 제조 및 산업소재 제품을 연간 2만2000여t 생산할 예정이다. 블랙매스는 폐배터리에서 가치가 없는 성분을 모두 제거하고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구리가 섞여 있는 검은색 가루 형태의 중간 원료를 말한다.
업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173억달러(약 22조원) 규모인 양극재 시장은 2030년 783억달러(약 99조9000억원)로 353%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명숙 포항시 배터리첨단산업과장은 “2030년 포항은 세계 양극재 소재 시장에서 16.6%에 해당하는 양극재 생산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한 총투자금은 11조4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