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F의 ‘MLB 뷰티’가 중국에서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중국 온라인 플랫폼 알리바바의 티몰에 입점한 뒤 웨이보 등 중국 SNS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1997년 미국 프로야구 브랜드 MLB를 들여와 ‘라이선스 붐’을 이끈 F&F는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을 발판 삼아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올해엔 K팝 스타를 육성하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에도 진출해 패션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김창수의 새로운 무기15일 패션·뷰티업계에 따르면 F&F는 MLB 뷰티를 지난해 9월 중국에서 공식 출시했다. 이후 연예인을 내세운 공격적 마케팅으로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MLB 뷰티는 F&F 패션 브랜드 ‘MLB’의 성공방정식을 그대로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하이스트리트 패션(대로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패션)이라는 MLB의 정체성을 화장품에도 접목했다. 주요 제품으로는 립스틱, 쿠션, 향수 등이 있다. 쿠션은 23달러(약 3만1000원), 향수는 50mL에 83달러(약 10만8000원) 등으로 책정됐다.
화장품 쿠션은 통상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지지만 MLB 뷰티(사진)는 가죽으로 제작했다. 제품에는 알파벳 N, Y를 활용한 뉴욕 양키스 구단 로고 등 MLB의 상징적인 이미지를 새겨 넣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화장품에 MLB 패션을 입혀 놓은 것”이라며 “루이비통의 특정 패턴을 좋아하는 중국 소비자들을 겨냥해 이와 비슷한 느낌이 나게 제작된 화장품”이라고 말했다.
MLB 뷰티는 중국에서 출시된 지 6개월이 채 되지 않았으나 중국 SNS 웨이보의 브랜드 페이지에 가입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F&F는 일단 중국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둘 예정이다. 온라인 구매에 익숙한 중국 소비자를 겨냥해 SNS와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높일 계획이다. ○F&F, 중국 사업에 몰두F&F는 MLB 뷰티가 모자, 운동화 등 패션 제품과 함께 중국 시장에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F&F 패션은 지난해 중국 연간 판매액이 1조2070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 내 MLB 매장 수는 800여 개를 넘어 지난해 1월(500개)에 비해 약 60% 증가했다.
김창수 F&F 회장은 화장품을 향후 F&F의 핵심 사업으로 보고 있다. 김 회장은 화장품 회사인 에프앤코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에프앤코는 화장품 브랜드 ‘바닐라코’ 등을 보유한 기업으로, 김 회장 및 특수관계자 지분율이 88.96%에 달하는 개인회사다. 2009년 김창수 회장이 이 회사의 지분을 모두 사들인 뒤 그의 개인회사로 변했다.
이 회사는 2021년 전체 매출(1170억원) 가운데 아시아 매출이 746억원(63.9%)에 이를 정도로 중국 시장에 특화돼 있다. 김 회장의 장남인 김승범 F&F 디지털 본부장(상무)도 에프앤코 본부장을 함께 맡아 회사를 이끌고 있다.
에프앤코의 매출은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 913억원에서 2021년에는 1170억원으로 28.1% 증가했다. 영업손익은 2020년 1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가 2021년엔 153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