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반도체 '초격차' 승부수…용인 파운드리에 300조 투자

입력 2023-03-15 15:05
수정 2023-03-15 15:06

삼성전자가 반도체 '초격차 기술' 확보를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 용인의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에 향후 20년간 총 300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화성·기흥-평택-용인을 연결하는 '반도체 삼각편대'를 구축해 메모리 분야 초격차를 확대하고, 파운드리 분야에서도 1위에 올라서는 기반을 다지겠다는 복안이다.

정부는 15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개최하고 국가첨단산업·국가첨단산업벨트 육성전략을 발표했다.

경기 용인에 710만㎡ 규모의 산업단지를 조성, 2042년까지 첨단 반도체 제조공장 5개를 구축하고 국내외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 등 최대 150개를 유치한다는 계획이 담겼다.

미국과 대만,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이 자국 내 반도체 클러스터 강화는 물론 해외 기업의 반도체 생산시설을 자국에 유치하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한국도 뒤질 수 없다는 판단이 따랐다.

삼성은 이번 용인 클러스터 구축에 향후 20년간 총 30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업계는 삼성의 이번 투자 결정으로 총 700조원의 직·간접 생산 유발 효과와 160만명의 고용이 유발될 것으로 추산했다.


용인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인근에 위치한 기흥과 화성, 평택, 이천 등 반도체 생산단지와 소부장기업, 팹리스 밸리인 판교 등을 연계한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가 완성될 것이란 기대가 높아진다.

삼성에게도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삼성의 파운드리 사업은 평택과 미국 오스틴, 현재 건설 중인 테일러 신공장을 고려해도 생산 능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용인 클러스트를 통해 생산 능력을 끌어 올린다면 파운드리 1위 TSMC를 꺾을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할 수 있다. 메모리 초격차를 확대하는 것은 물론, 파운드리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초유의 기회인 셈이다.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사장)은 이날 비상경제민생회의에 참석해 "새롭게 만들어질 신규 단지를 기존 거점들과 통합 운영해 최첨단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며 "대한민국 미래 첨단 산업의 혁신과 발전을 위한 글로벌 전진 기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삼성은 이날 용인 클러스터와 함께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투자 계획도 발표했다.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등 삼성 계열사들은 비수도권 지역의 제조업 핵심 분야에 향후 10년간 총 60조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 이후 줄곧 강조해 온 '지역과의 미래 동행'을 구체화해 지역 균형 발전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