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질책 하루 만에…이정식 고용부 장관, MZ노조 만난다

입력 2023-03-15 12:15
수정 2023-03-15 13:02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15일 오후 4시 서울고용노동청에서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 소속 노조 관계자들을 만난다. 윤석열 대통령이 정부의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에 대한 재검토 지시를 내린 지 하루 만이다. 비공개로 진행되는 이번 면담은 지난 6일 고용부가 발표한 근로시간 제도 개편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로 진행될 예정이다.

14일 윤 대통령은 고용부가 발표한 ‘주 52시간제’ 근로시간 개편 방안과 관련해 재검토를 지시했다. 김은혜 홍보 수석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입법예고 기간 중 표출된 근로자들의 다양한 의견, 특히 MZ세대의 의견을 면밀히 청취해 법안 내용과 대국민 소통에 관해 보완할 점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날 면담 자리에는 LG전자 사람중심 사무직노조 유준환 위원장(새로고침노동자협의회 의장), 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조 송시영 위원장(새로고침노동자협의회 부의장), 한국가스공사 더 코가스노조 이동훈 위원장, LS일렉트릭 사무직노조 백재하 위원장이 참석한다.

MZ노조와의 간담회는 22일로 예정돼 있었지만, 사안의 시급성을 감안해 긴급하게 면담 일정을 추가로 잡았다는 게 고용부의 설명이다. 다만 15일 노조 측 참석자들은 새로고침 협의체를 대표하는 차원 보다 개별 MZ노조 대표 자격으로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부 관계자는 "22일 진행된 고용부-새로고침 협의회 간담회는 예정대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한편 고용부는 지난 6일 현행 ‘주 52시간제’를 기본으로 하되, 바쁠 때는 최대 69시간까지 가능하도록 하는 근로시간제 개편 방안을 확정하고, 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상황이다.

연장근로를 관리하는 단위 기간을 일주일에서 월·분기·반기·연 단위로 다양화하면서 일이 몰릴 때 몰아서 할 수 있게 하고 휴가 보장 제도는 대폭 강화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MZ세대를 중심으로 “있는 휴가도 못 쓰는데 장기휴가는 현실에 맞지 않는 것” “사실상 주52시간이 붕괴됐다”는 등의 반발이 나왔다.

특히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는 지난 9일 낸 첫 의견문에서 "연장근로 관리단위 확대는 노동자의 근로조건을 개선해왔던 국제사회의 노력과 역사적 발전 과정에 역행한다"며 연장근로 관리단위 확대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결국 국민의힘과 고용부는 새로고침 협의회의 의견을 듣기 위해 긴급 회동을 요청했고, 협의회도 이를 받아들였다.

당정이 최근 노정 대화에서 양대 노총의 독점을 깨고 다양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온 만큼, MZ세대 노조의 반대 목소리를 외면할 수 없다는 평가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