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CS)가 재무 보고서에서 중대한 결함을 확인했다고 인정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전 세계 은행주가 폭락하고 있는 가운데 다음 타자는 CS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CS는 이날 발간한 연간 보고서에서 “2021·2022 회계연도 재무 보고서와 내부 통제 과정에서 ‘중대한 결함(material weakness)’을 발견했다”며 “이를 바로잡기 위한 새로운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CS는 당초 지난주 연간 보고서를 발행할 예정이었지만 미국 금융당국의 추가 설명 요구에 일정을 연기했다. CS는 “재무 보고에 대한 그룹의 내부 통제가 효과적이지 못했다”면서도 “기술적인 문제”라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회계법인인 PwC가 이번 결함을 먼저 발견했다고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PwC는 이번 보고서에서 CS의 재무 보고서 내부 통제가 효과적인지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남겼다.
CS는 지난해 10월부터 재무 건전성 우려로 위기설에 휩싸인 바 있다. 지난 한 해 고객들의 대규모 인출 사태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손실을 기록했다.
CS는 일각에서 SVB 사태 이후 파산할 은행으로 거론된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는 전날 폭스비즈니스 방송에 출연해 “미국 채권시장이 우려된다”며 “다음으로 부도가 날 은행은 CS”라고 했다. 13일(현지시간) 크레디트스위스 주가는 9.6% 하락해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무디스는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을 비롯해 자이언스뱅코프, 웨스턴얼라이언스뱅코프, 코메리카, UMB파이낸셜 등 미국 지역은행 6곳에 대해 신용등급 하향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